역사소설 <문무>를 읽으면서 흥미로운 것중에 또 하나.. 선덕여왕 다음에 승만공주 즉위하니 바로 진덕여왕인데.. 그런데, 이 여왕이 외모가 비범하다. 우선 자태가 풍만하고 아름다웠다는 얘기까지는 좋은데.. 키는 7척이나 돼 팔이 무척 길어 쭉 뻗으면 무릎까지 닿았다고 한다. 이건 뭐 골룸인가.. 그런데, 이러한 신체적 특징은 부처의 모습을 갖춘 보살에 비유되었을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암튼, 647년 비담의 난으로 선덕여왕이 붕어하고 즉위한 진덕여왕이 재위 4년째 650년.. 당시 당태종에 이어 당고종 이치가 즉위하니 신라 조정은 곧바로 사신단을 꾸려 당나라에 축하겸 외교로 김춘추의 아들 법민을 보낸다.
그런데, 이때 당나라 식자층들 사이에서는 오언시(五言詩)가 크게 유행한 나머지 당 고종도 크게 관심을 갖는다는 소리에.. 진덕여왕이 자신의 필지를 보임과 함께 오언시 형태로 태평가를 붉은 비단에 꼼꼼히 적어 법민에게 꼭 전하라 명한다. 그게 그 유명한 치당태평송((致唐太平頌)으로 내용을 풀어서 보면 이렇다. 원문 한자는 생략..ㅎ
위대한 당나라 왕업을 개창하니 높고 높은 황제의 포부 장하여라.
전쟁을 그치니 천하가 안정되고 전 임금 이어받아 문치를 닦아 백대에 이어지리라.
하늘을 본받음에 기후가 순조롭고 만물을 다스림에 저마다 빛이 나여라.
지극한 어질음은 해와 달과 비기겠고 시운을 어루만져 요순보다 앞서네.
깃발들은 저다지도 번쩍거리며 징소리 북소리는 어찌 그다지도 우렁찬가.
명을 어기는 자 외방의 오랑캐여! 칼날 아래에 엎어져 천벌을 받으리라.
순후한 풍속 곳곳에 퍼지니 원근에서 다투어 상서를 바치도다.
사철이 옥촉처럼 고르고 해와 달은 만방에 두루 도네.
산악의 정기는 어진 재상 내리시고 황제는 충량한 신하를 등용하도다.
삼황오제의 덕이 하나로 이룩되니 우리 당나라 황제를 밝게 해주리.
이것을 읽어보면 정말 낮 간지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그만큼 당시 신라의 상황이 위태로웠기에 그랬을 것이다. 암튼, 이 오언시의 태평가를 받아든 당 고종 이치는 칭찬해 마지 않고 원더풀을 재차 외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법민이 당나라 장안성에 들어와 그 규모와 국세의 웅장함에 놀라는데.. 특히 당 고종 이치를 알현하면서 외모의 이채로움에 놀라면서 적었는데 이렇다.
황제의 모습은 괴물처럼 보이는 살덩어리 그 자체였고 황제는 배가 의자 밑으로 흘러내릴 정도로 비대했으며, 숨 쉬는 것초자 힘이 드는지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그의 이목구비 하나하나를 뜯어볼 때 자비로운 구석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쳐진 눈꺼풀은 눈을 뜨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알아볼 수 없고, 늘어진 볼은 도저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목소리 또한 입을 들썩일때마다 가늘고 높을 뿐 아니라 갈라지는 듯 새된 음성이었다.
이렇듯.. 이건 뭐 완전 괴물인데.. 그런데, 내가 알기론 당고종 이치는 병약하고 유약하며 우유부단한 스타일이지만 성품은 인자한걸로 안다. 더군다나 예전 사극 대조영에서 나온 당 고종 이치의 모습이나 중국사극 '정관의 치'에서 그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저 괴물스런 모습은 가히 독보적이다. 어떻게들 보시는지.. 위의 치당태평송과 함께 말이죠..ㅎ
- 2009/11/06 12:42
- mlkangho.egloos.com/10236264
- 덧글수 : 2



덧글
反영웅 2009/11/06 13:24 # 답글
위에 당고종의 묘사는 소설 문무에 나오는 건가요?
엠엘강호 2009/11/06 13:27 #
네.. <문무>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저도 읽는 순간 뭥미?내가 아는 당고종 이치는 안그런데.. 정말 저랬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