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이천 년 전 고대 로마 제국 시절 도시민들에게 통용되었던 통치기술의 고전중 하나였던 '빵과 서커스'.. 이것은 세월이 흘러 작금의 시대에도 정부 혹은 국가가 국민을 통치하는 기술로 고도의 은유적 수사로 계속 써오게 됐으니.. 그 유래는 이렇다. 때는 바야흐로 서기 2세기경.. 로마 제정 시대에 황금기를 구사한 오현제중 한명이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117~138년 재위) 시절.. 물론 로마는 전성시대에 접어 들었지만 아우구스투스 시절 건국 초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권력 부패와 사치 풍조가 만연했었으니.. 그 상황을 극화해서 살펴보면 이렇다.
하드리아누스가 한마디 한다. "시민들이 말이야 정치가 어쩌네 저쩌네 하는데 애네들 입 막을 획기적인 정책 좀 없을까?" 이에 신하가 말한다. "뭐 별거 있겠습니까? 시민들 우르르 몰아넣고.. 빵이나 던져주고 글래디에이터 검투사 애들 모아서 칼싸움이나 보여주면 잠잠해지죠.." 황제왈 "그래.. 진짜 그러면 될까" 그러자 신하는 이렇게 작렬한다.
"에이 황제 폐하도.. 당근입죠.. 애들 저래 봤자 먹을거 던져주고 쇼 한번 보여주면 그냥 넘어갑니다. 전두환이 보세요.. 개도 쿠데타로 정권 잡은 다음 국민들 눈돌릴려고 프로야구에, 축구, 씨름.. 나중에는 올림픽까지 끌어왔잖습니까? 애들은 무식해서 그런 거 모르니 적당히 배 채워주고 적당히 놀거리 주면 땡입니다요.. " 그러자 황제왈 "사실이야..리얼리? 혼또니?"
이렇게 해서 당시 로마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로마 정부가 생각해 낸것이 전통적인 방법인 '빵과 서커스'가 도입된 계기다. 덕분에 로마에는 다시 한번 검투사 열풍이 불기 시작하며.. 다들 콜로세움으로 달려가 검투사 경기와 서커스, 전차경주등을 즐기게 됐다는 이야기.. 하지만 당시에 이런 작태에 비웃으며 일침을 가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당대의 지식인이자 풍자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였다.
그는 <풍자시집(Saturae)>을 통해서 로마 사회와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들 및 도시생활의 불편함과 위험을 풍자했으니.. 후에 도미티아누스 황제는 그에게 "저 넘은 반체제 인사가 분명한 빨갱이 새끼고 국가 보안법 위반으로 당장 추방해 버리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는 아래와 같은 말을 자신의 저서에 남겼다.
'오란둠 에스트 우트 시트 멘스 사나 인 코르포레 사노(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n corpore sano) 우리말로 풀어쓰면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라는 뜻으로 어디서 말이 들어본 말이다. 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와 뉘앙스가 비슷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건전한 육체를 만들면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유베날리스가 말한 본 뜻은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좋겠는데.. 너희는 몸만 키울 줄 아는 꼴통들이라서..."였던 것이다. 즉, 몸만 건강하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정신도 건강해 지는 것이 아니라.. 몸매만 집중하는 한마디로 외모에만 치중하는 이들에 대한 풍자였던 것이다.

이렇게 2천년전 멋진 풍자를 후세에 이름을 남긴 유베날리스는 또 다른 유명한 말을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 였다. 그는 81년에 저술한 <풍자시집(Saturae)>에서 '빵과 서커스는 로마의 통치자들이 대중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통치방식'이라고 비판했던 것이다. 이른바 대중은 지배층이 던져주는 달콤함 미끼에 쉽게 빠져들게 되고.. 통치자의 입장에서 볼때 '빵과 서커스'는 간단하게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통치기술이었던 셈이다.
그러면 이렇게 대중들에게 던져진 떡밥인 '빵'은 당시 어떻게 배급되었을까? 즉, 무상 배급 정책은 제정 시대에 성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전 시기인 로마 공화정때 이미 '소맥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정책이다. 원래는 국가에서 밀을 일정량 사들여 싼값에 도시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했는데.. 이것은 평민 계급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사회복지 정책으로 이 정책이 평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야심 있는 정치가들이 무상 배급으로 전환해 평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게 되고 제정 시대에 들어와서도 황제들이 효과 만점인 이 소맥법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밀을 어떻게 배급받았을까.. 그 풍경은 이러했다. 보통 한달에 한번 밀 30kg 정도를 무상으로 배급했는데.. 배급 대상은 로마 시민권이 있는 사람이었고.. 이들은 마르스 광장에 끝도 없는 줄을 서서 하루 종일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힘들게 줄 서서 기다린 보상은 꽤 짭짭했다 한다. 즉, 배급자 명단에 들어가면 밀을 공짜로 받는 것은 물론, 콜로세움 원형경기장에서 벌이는 재밌는 각종 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배급증명서인 쿠폰을 받았기 때문이다. 암튼, 소맥법으로 인해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당시 로마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니 여러모로 효과적인 통치 방법이었던 모양은 확실해 보인다.
이렇게 빵을 던져주고 '빵'과 함께 민심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바로 '서커스'가 동원되었다. 우리가 익히 책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들로.. 로마인들의 놀이 문화였던 서커스-체육경기, 검투사 시합, 연극, 전차 경주등.. 벤허부터 21세기 히트작 영화 <글래디 에이터>를 보면 원형경기장을 가득 메운 대중이 검투사 경기에 열광하는 모습은 익숙한 그림(위 장면)이다. 이와 같이 오락은 로마인들에게 큰 축제이자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벌어지는 각종 이벤트는 황제의 후원속에 큰 인기를 끌었고.. 로마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통치 체제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큰 힘이 있었기에.. 원로원을 견제할 필요를 느낀 황제들은 콜로세움이나 원형경기장에서 시민들과 접촉을 통해서 그들의 호응 여부에 따라 자신의 정책이 지지를 얻고 있는지 비판을 받고 있는지 가늠하는 실시간 여론조사의 바로미터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대 풍류시인 유베날리스는 이런 거대한 통치 떡밥인 '빵과 서커스'를 비판했으니.. 건전한 육체도 좋지만 건전한 정신은 자연스레 깃드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정신이 깃들도록 주야장천 노력해야 한다는 풍자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작금의 시대에도 던지고 있는 떡밥을 물지 않으려면 말이다. ㅎ
하드리아누스가 한마디 한다. "시민들이 말이야 정치가 어쩌네 저쩌네 하는데 애네들 입 막을 획기적인 정책 좀 없을까?" 이에 신하가 말한다. "뭐 별거 있겠습니까? 시민들 우르르 몰아넣고.. 빵이나 던져주고 글래디에이터 검투사 애들 모아서 칼싸움이나 보여주면 잠잠해지죠.." 황제왈 "그래.. 진짜 그러면 될까" 그러자 신하는 이렇게 작렬한다.
"에이 황제 폐하도.. 당근입죠.. 애들 저래 봤자 먹을거 던져주고 쇼 한번 보여주면 그냥 넘어갑니다. 전두환이 보세요.. 개도 쿠데타로 정권 잡은 다음 국민들 눈돌릴려고 프로야구에, 축구, 씨름.. 나중에는 올림픽까지 끌어왔잖습니까? 애들은 무식해서 그런 거 모르니 적당히 배 채워주고 적당히 놀거리 주면 땡입니다요.. " 그러자 황제왈 "사실이야..리얼리? 혼또니?"
이렇게 해서 당시 로마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로마 정부가 생각해 낸것이 전통적인 방법인 '빵과 서커스'가 도입된 계기다. 덕분에 로마에는 다시 한번 검투사 열풍이 불기 시작하며.. 다들 콜로세움으로 달려가 검투사 경기와 서커스, 전차경주등을 즐기게 됐다는 이야기.. 하지만 당시에 이런 작태에 비웃으며 일침을 가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당대의 지식인이자 풍자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였다.
그는 <풍자시집(Saturae)>을 통해서 로마 사회와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들 및 도시생활의 불편함과 위험을 풍자했으니.. 후에 도미티아누스 황제는 그에게 "저 넘은 반체제 인사가 분명한 빨갱이 새끼고 국가 보안법 위반으로 당장 추방해 버리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는 아래와 같은 말을 자신의 저서에 남겼다.
'오란둠 에스트 우트 시트 멘스 사나 인 코르포레 사노(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n corpore sano) 우리말로 풀어쓰면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라는 뜻으로 어디서 말이 들어본 말이다. 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와 뉘앙스가 비슷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건전한 육체를 만들면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유베날리스가 말한 본 뜻은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좋겠는데.. 너희는 몸만 키울 줄 아는 꼴통들이라서..."였던 것이다. 즉, 몸만 건강하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정신도 건강해 지는 것이 아니라.. 몸매만 집중하는 한마디로 외모에만 치중하는 이들에 대한 풍자였던 것이다.

이렇게 2천년전 멋진 풍자를 후세에 이름을 남긴 유베날리스는 또 다른 유명한 말을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 였다. 그는 81년에 저술한 <풍자시집(Saturae)>에서 '빵과 서커스는 로마의 통치자들이 대중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통치방식'이라고 비판했던 것이다. 이른바 대중은 지배층이 던져주는 달콤함 미끼에 쉽게 빠져들게 되고.. 통치자의 입장에서 볼때 '빵과 서커스'는 간단하게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통치기술이었던 셈이다.
그러면 이렇게 대중들에게 던져진 떡밥인 '빵'은 당시 어떻게 배급되었을까? 즉, 무상 배급 정책은 제정 시대에 성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전 시기인 로마 공화정때 이미 '소맥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정책이다. 원래는 국가에서 밀을 일정량 사들여 싼값에 도시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했는데.. 이것은 평민 계급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사회복지 정책으로 이 정책이 평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야심 있는 정치가들이 무상 배급으로 전환해 평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게 되고 제정 시대에 들어와서도 황제들이 효과 만점인 이 소맥법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밀을 어떻게 배급받았을까.. 그 풍경은 이러했다. 보통 한달에 한번 밀 30kg 정도를 무상으로 배급했는데.. 배급 대상은 로마 시민권이 있는 사람이었고.. 이들은 마르스 광장에 끝도 없는 줄을 서서 하루 종일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힘들게 줄 서서 기다린 보상은 꽤 짭짭했다 한다. 즉, 배급자 명단에 들어가면 밀을 공짜로 받는 것은 물론, 콜로세움 원형경기장에서 벌이는 재밌는 각종 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배급증명서인 쿠폰을 받았기 때문이다. 암튼, 소맥법으로 인해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당시 로마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니 여러모로 효과적인 통치 방법이었던 모양은 확실해 보인다.
이렇게 빵을 던져주고 '빵'과 함께 민심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바로 '서커스'가 동원되었다. 우리가 익히 책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들로.. 로마인들의 놀이 문화였던 서커스-체육경기, 검투사 시합, 연극, 전차 경주등.. 벤허부터 21세기 히트작 영화 <글래디 에이터>를 보면 원형경기장을 가득 메운 대중이 검투사 경기에 열광하는 모습은 익숙한 그림(위 장면)이다. 이와 같이 오락은 로마인들에게 큰 축제이자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벌어지는 각종 이벤트는 황제의 후원속에 큰 인기를 끌었고.. 로마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통치 체제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큰 힘이 있었기에.. 원로원을 견제할 필요를 느낀 황제들은 콜로세움이나 원형경기장에서 시민들과 접촉을 통해서 그들의 호응 여부에 따라 자신의 정책이 지지를 얻고 있는지 비판을 받고 있는지 가늠하는 실시간 여론조사의 바로미터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대 풍류시인 유베날리스는 이런 거대한 통치 떡밥인 '빵과 서커스'를 비판했으니.. 건전한 육체도 좋지만 건전한 정신은 자연스레 깃드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정신이 깃들도록 주야장천 노력해야 한다는 풍자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작금의 시대에도 던지고 있는 떡밥을 물지 않으려면 말이다. ㅎ
덧글
그런 와중에 로마제국은 시민들에게 "빵과 서커스"라는 떡밥의 육체를 던져 주었으니.. 건전한 정신이 깃들지 않으면 빠져들어 건전한 비판을 못하다는 반증이겠죠.. 물론, 이것은 지금도 아직까지 통용되고 있는 것이고요..ㅎ
대단한 상관이 있죠.
유베날리스가 비꼬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 말은 회문과도 같아요. 엎어치나 메치나 좋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입니다.
그는 노력하는 '건전한 정신'을 강조했죠.. 그러면서 당시 고착화된 '빵과 서커스'라는 통치기술에 대해서 비판했던 것이고요..
때문에 소맥법 자체가 '무상배급'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기는 합니다만, 말씀하신 요지에는 공감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
그리고 무산자들에게 밀을 지급하는 법률인 '소맥법' 또한 정치적 수단의 활용을 통한 시민들을 굶어 죽지 않게 하는 배려?와 '서커스'의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인류사의 거대한 떡밥임에는 틀림없겠죠.. 지금도 그렇고요.. ㅎ
꼭 빵과 서커스가 아니더라도, 취미나 노는데에 빠진 나머지 주위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안가지는 경우도 많으니 우리모두 조심해야...
※아 이건 좀 사적(?)인 얘긴데, 여담이지만, 일부에서는 옆집의 서브컬쳐가 일본 정부의 고도의 3S정책이라는 비아냥도 들립니다. 물론 우스갯소리(음모론?)겠지마는, 옆집처럼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절로...'ㅅ';;;
2. 국풍이 낳은 스타가 가수 이용과 (당시로서는 시골 음식이었던) 충무김밥의 전국화이지요
잘볼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