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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최종회, '정치멜로'의 뻔하고 아쉬운 해피엔딩 ☞ 한국드라마

사실 이 드라마처럼 올 한 해 많은 이슈를 만든 드라마도 없을 것이다. 제목 '대물'처럼 이목을 집중시키며 드라마 초반부터 여성 첫 대통령이 나오고, 그 대통령이 될 여자가 우리네 정치사회에 제대로 된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초반 4회를 기점으로 작가와 PD가 교체되는 등 내홍과 내분을 겪으며 삐걱대기 시작했다. 극 중 서혜림(고현정)은 정치계에 입문 후 초짜대로 허위허위해며 제대로 포스를 날리지 못하고, 앵무새로 전락한 당 부대변인부터 사퇴와 탈퇴를 밥 먹듯이 한 듯한 그림으로 그녀는 정치계의 신데렐라답게 도지사 사퇴 후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랐다. 물론 드라마기에 가능한 이야기라 할 정도로 사실 현실감이 많이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고, 그것은 의도된 연출로 인한 부자연스런 상황 전개들로 인해 모든 게 묻혀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서혜림과 젊은 정의파 꼴통검사 하도야(권상우)의 러브가 있었다.



보통 우리의 드라마들을 폄하할 때 자주 쓰는 표현중에 하나가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구력이 얼마 안 되는 강호가 들어도 일견 와 닿는 말 중에.. '주인공들이 결국 뭐 하다 말고 사랑에 빠지다' 모드.. 즉 그들의 직업과 연령을 떠나서 뭐하다가 뭐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들, 물론 그런 사랑만 그리지는 않는다. 그런 사랑을 옆에서 지켜보며 쏠라닥질을 해대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여기 SBS 드라마 '대물'도 그런 류가 아닌가 싶다. 서혜림과 하도야는 정말 사랑하는 연인으로 발전해 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연인을 자처한 대통령이 되었고, 한 사람은 아비의 죽음을 계기로 더욱더 사회 정의를 위해서 불철주야 뛰는 꼴통검사가 되었다.

하도야와 서혜림의 뻔한 러브모드, 이것이 정치 드라마인가?

그리고 이들의 사이를 곱게 못 보는 시선은 그들을 몇번의 흑색선전으로 궁지에 몰았지만, 도리어 서혜림과 하도야는 당당히 이겨냈다. 대통령이 된 이 아줌마를 사랑해도 되는 건지 부담이 됐지만, 그래도 자신이 프로포즈를 한 여자로써 그녀를 대하고자 했던 하도야, 마지막 결말까지 그렇게 그리며 이 드라마는 '정치멜로'라는 장르에 방점을 제대로 찍은 것이다. 사실 이 드라마는 본격적인 정치드라마로 보기에는 어렵다. 왜냐? 보시라, '어느 것 하나 와 닿지가 않는다'가 아니라, 물론 와 닿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마치 속도전을 방불케 하듯 진중하게 그려내지 못했다. 극 중 주인공 서혜림은 물론 그녀의 동지이자 적수였던 강태산마저 사퇴와 탈당을 하더니 다시 공당의 대표 자리에 앉고 국무총리까지 오를 뻔했다.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과정에 대한 이해도 없이 그냥 결과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이 드라마는 그 어떤 정치적 감동을 말하고자 했지만 글쎄다.

하지만 전개된 그림들은 많이 봐온 그림들로 전개돼 또 다르게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서혜림이 대통령이 되고 그녀는 중국 영해서 우리측 잠수함이 좌초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홀연단신 중국으로 건너가 맞짱을 뜨시더니 제대로 뭇매를 맞았다. 국제 외교전을 국가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강태산, 하지만 여론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故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서혜림의 탄핵소추안은 헌재로부터 기각되었고 업무에 다시 복귀한 서혜림 대통령. 그러면서 말이 좋은 '열린내각'을 공표하며 민우당 등 야당을 끌어들이며 초당적으로 국민을 위해 일해달라 주문한다. 이에 강태산은 '열린내각'의 러브콜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강경하게 나서고, 이를 지켜보는 민우당내 의원들은 그의 그런 처사가 못내 마땅치 않자 그를 내치기로 결심한다.



결국 민우당의 당 쇄신 차원에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쫓겨난 강태산, 정치가 원래 이런 것이다. 독불장군식으로 그렇게 하다가는 쥐도새도 모르게 떨어져 나간다는 거, 하지만 여기서 그냥 물러날 강태산이 아니다. 비록 제명 출당 조치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제시한 정부 예산안 처리 통과를 도와주며 또 다른 힘을 과시한다. 물론 그의 장인인 산호그룹 회장은 이렇게 물러난 그에게 이젠 떠나라 하지만 정작 본인이 떠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하도야는 강태산을 어떻게든 잡아 넣으려 해도 그는 끝까지 무죄인 척 버텼다. 그러면서 서혜림으로써는 이 강태산 카드를 버리지 못하고 대미특사로 강태산을 파견해 외교에 물꼬를 트고, 급기야 국무총리직까지 제안하며 그를 껴안으려 한다. 그런데 청문회까지 통과한 강태산은 아직 자신은 준비가 안 되었다고 고사를 하며 그는 소신있는 정치인으로 대통령에게 칭찬까지 듣는다.

하도야와 서혜림의 멜로라인,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그게 최선이었다.

반면 강태산에게 아픈 상처를 받은 장세진은 홀연히 떠나고, 하도야는 청와대에 가서 밥 먹는 등 제대로 미래 남편 노릇을 한다. 한편 국회 의사당을 되돌아보며 만감이 교참되는 강태산, 그리고 머리 수술을 받으러 가는 하도야, 그러면서 세월은 어느 덧 5년이 지나고 차기 정권인수를 위한 업무 인수를 지시하는 서혜림 대통령, 그녀의 임기도 이제 끝나 자연인으로 돌아가려 한다. 전임 대통령 백성민 앞에서 힘들었던 지난 5년을 회고하니 세월은 유수와 같은 거, 강태산은 외국 유학길 3년 만에 국내로 복귀해서 이제는 정치계의 냉혈한이 아닌 제대로 된 '따도남'이 된 것처럼, 그는 다시 민우당 대표로 복귀해 정치 발전에 이바지 할 것임을 공표한다. 참 제대로 루트를 밟은 셈이다. 수세에 몰리면 외국으로 잠시 떠났다가 잊을만하면 다시 돌아와 한 자리를 다시 차지하는 거. 뭐 뻔한 거다.

그리고 서혜림은 국민들에게 나 이제 떠나니, 못미더워도 정치인을 미워하지 말고 우리 사회를 반영케하는 정치를 사랑해 달라, 이젠 한 사람의 시민으로 평범한 아줌마로 돌아가니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리며 머리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한 서혜림 대통령.. 그리고 하도야에게 돌아온 그녀는 어느 호숫가에서 잔잔하게 춤사위를 당기는데, 참.. 멜로의 방점을 찍는 건지.. 그리고 하도야의 곰탕집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어느 펜션으로 서혜림을 끌고 온 하도야는 그곳에서 반지를 끼워주며 소박한 미래를 말하고, 그곳에서 그들은 눈 내리는 밤에 미래의 사랑을 속삭이더니 밖으로 나와 "서혜림은 내 여자다" 외치는 하도야, 그렇게 그들은 평범하게 이쁘게 사랑하며 살았다는 아주 뷰피풀하게 마무리한 대물이었다. 그렇다.

정치와 멜로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지 못한 '대물'

대물의 최종회는 아주 제대로 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정치계의 승자도 패자도 아닌 그냥 한 여자로써 돌아와 자신이 사랑하게 된 연하남과 사랑하며 살았다는 이야기, 펜션에서 사랑의 속삭임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을 감내한 이것을 어찌 정치드라마로 볼 것인가? 물론 그 과정에는 우리네 정치사회를 보여주는 그림들이 많았지만 그때 그때 이목을 집중시켰을 뿐, 그 어떤 아우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더군다나 최종회에서 이렇게 멜로적으로 마무리를 지으면서 대물은 소위 대물스럽지 못하게 끝났다. 뭐.. 여러 말들이 많다. 드라마 내외적으로 많은 내홍을 겪었던 작품이라 더욱 그러한데, 분명한 것은 초심의 대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 어떤 합의하에 그냥 평물스럽게 끝난 '대물'이 아니었나 싶다.

시작할 때만 해도 대물의 포스가 보여서 기대를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정치멜로를 보여준 드라마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남자로까지 아니어도 그녀의 흑기사를 자처한 하도야, 그리고 그런 하도야와 정적 관계였던 강태산, 그런 강태산과 하도야 사이에서 고심했던 장세진, 좀더 디테일하게 그려냈다면 이건 대박날 구도였다. 본격 '정치멜로'쪽으로 말이다. 하지만 드라마 대물은 정치도 멜로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했고, 그렇다고 한 마리 토끼마저 제대로 잡지 못하고 끝난 느낌이지만, '대물'이 그동안 보여준 쏠쏠한 재미는 분명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거미의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내 말이 들리지 않니.." 만 귓가에 맴도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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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패러홀릭 2010/12/24 11:29 # 삭제 답글

    초반에 너무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많았던 드라마 같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
  • 엠엘강호 2010/12/24 12:05 #

    네.. 그렇죠.. 초반같은 초심을 유지하기 그래서 쉽지가 않은 건데..
    갈수록 현실감은 떨어지고, 급기야 하도야와 서혜림의 러브모드로 방점을 찍었네요..
    그마저도 제대로 된 정치멜로보다는 그마저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들로.. ㅎ

    그럼, 패러홀릭님도 즐거운 성탄절 연휴 되세요~~
  • 미연시의REAL 2010/12/24 12:05 # 답글

    그야말로 먹튀 포퓰리즘의 극단적 전행을 보여준 드라마죠..어이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서혜림의 막장 행동은 모든 결과가 좋다라는 결과물로 나오는 아주 대단한 신의 존재가 대통령 막해먹는 이야기라..
    너무 현실성 제로가 극단적이고.. 정치문제에 대해서 지나치게 정치에 대한 불신감을 포함한 정당정치 막장에.. 도대체 뭘보고 휴머니티 드라마라고 봐달라는 것이고 정치드라마로 봐달라는건지..

    국제정치외교 문제를 다룰때에는 다른국가와의 마찰문제로 다른 국가들도 드라마 다룰때 나름 상당히 예민하게 작용하는데도 이건 뭐.. 그냥.. 어디서 쥐워들어온걸로 대본써휘갈겨서 외교갈등문제를 이야기 하지를 않나.. 결국엔 정치문제 GG치고 바로 마지막회 멜로 드립질로 전향해서 5년 빨랑 끝내는걸로.. 한걸 보면..
  • 미연시의REAL 2010/12/24 12:06 #

    정치드라마드립질 했다가 안되겠으니 휴머니티만 어쩌고한걸로 끝내는것 같더군요. 아무것도 뭘 보고 교훈적 형태도 없고.. 정말 제대로된 정치드라마는 지금 전 아무래도 프레지던트가 아닌가 싶네요.
  • 엠엘강호 2010/12/24 16:38 #

    네.. 미연시님의 평가도 맞는 게 사실 대물을 정치드라마로 보기엔 많이 거시기하죠..
    그냥 여성 첫 대통령을 소재로 한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 왜 평범한 아가씨가 재벌2세와 만나 사랑과 부도 얻는다는 그런 로맨스와 다를 바가 없죠.. 전혀 진중한 맛이 없었으니까요.. 더군다나 마지막에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랑고백까지.. 정말 대물은 끝내 소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대신 '프레지던트'는 경선 과정을 디테일하게 다루면서 현실감이 많이 와 닿는 게 이게 본격 정치드라로 볼만 하더군요..
  • 작두도령 2010/12/24 13:55 # 답글

    작가,PD 교체 이후로는 그렇게 애정있게 본 편은 아니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정신없이 해치워서 보는 내내 불편해 죽겠더군요...-_-;
  • 엠엘강호 2010/12/24 16:40 #

    네.. 그 4회가 분수령이었는데, 초반부터 그렇게 내홍을 겪더니만..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 대물이었습니다. 특히 이번주 최종회는 자기들도 급마무리 하고픈 사정이 느껴질 정도로 그냥 끝내버렸죠.. 제목은 나름 좋게 썼지만, 결코 좋은 정치드라마는 아니라고 봐야겠죠..
  • 개중구 2010/12/29 12:54 # 삭제 답글

    아... 그 운명의 4회... 레인보우가 나와서 뽀로롱언니 했을때..ㅠㅠㅠ

    정말 이런드라마가 나오다니?! 이러면서 하루하루를 기다렸는데

    이렇게 가버리다니요...ㅠ
  • 엠엘강호 2010/12/29 13:36 #

    네.. 그 운명의 4회로 내리막길을 달렸는 대물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뭐 나름 의미있는 씬들이 있었지만.. 그게 다 였죠..
    더이상 대물스럽지 못한 대물.. 아쉬움이 큰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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