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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소프트한 정치드라마로 볼만하다. ☞ 한국드라마

보통 정치드라마하면 좀 과격하고 딱딱하기 쉽다는 선입견을 갖고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나온 대표적인 무슨무슨 공화국 시리즈등의 드라마들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그런 정치드라마는 꼭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인식이 되어 왔는데, 이미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미드 '웨스트윙'의 경우 정치드라마로 인기를 끌었고, 우리 TV에서도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정치드라마가 나오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그 대표적인 것인 바로 얼마 전에 끝난 SBS '대물'이었다. 물론 그 대물은 끝내 대물이 되지 못하고 어설픈 멜로라인과 현실감이 떨어지는 설정 등이 난무하면서 소물이나 퇴물로 전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대물 끝물에 KBS에서 나온 정치드라마 '프레지던트'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우선 그림들이 와 닿는다. 그 와 닿는 요소들,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1. 현실감이 있는 정치 게임의 '프레지던트'

사실 정치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다. 고매하신 국회의원들이 대의민주주의 선봉으로 입법과 관련돼 수많은 법을 처리하고 수정하고 삭제하는 등, 그 법의 이면인 혜택과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이 받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론 정치혐오증에 걸려 정치를 백안시하고 하지만, 그래도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일련의 정치행위를 우린 간과할 수 없다. 그만큼 정치는 우리 생활과 관련이 있는데, 여기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는 그런 정치 특히 정치행위를 펼치는 의원들의 일상이 낱낱히 소개돼 공감을 산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국회의원이긴 하지만 입법 활동보다는 여당 내에서 대통령 경선 후보로 지명된 장일준(최수종)의 그 선거 과정과 대통령이 되기까지 이야기가 중심 축이라, 이 요소를 중점으로 펼쳐지고 있는 게 현 드라마의 플롯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가 자주 봐왔듯이 대권에 도전하는 대통령 경선 과정을 그려낸 이 드라마는 물 흐르듯 잘 그려내고 있다. 저기 어디 '대물'처럼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서혜림(고현정)이 곧바로 나서는 게 아니라, 여당 내 4명으로 압축된 이들이 벌이는 정치게임은 실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밀하고 계산적이다. 어떻게 경선을 치르며 그 과정에서 누가 탈락이 되고 누가 승자가 되는지를 진중하게 긴 호흡으로 그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칫하면 루즈해지고 재미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는 그 정도는 아니다. 왜냐? 아래의 캐릭터를 보더라도 극 중 집권 여당인 '새물결 미래당'에서 출마한 네 명의 경선후보는 박을섭, 신희주, 김경모, 그리고 장일준 이 4명의 4파전이 지금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충 구도는 신희주와 장일준이 손을 잡아 한 쪽으로 밀어 주기로 하고 있고, 특히 신희주 이 인물은 한국 최초로 여성 검찰 총장을 지낸 인물로 단아한 외모와는 달리 전투적인 면을 가진 당찬 여자로 지지층이 견고한 편, 결국 경선과정에서 장일준과 단일화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능글능글한 정치인같은 모습의 박을섭 후보는 탄탄한 조직과 당내 보수 세력의 두터운 지지를 바탕으로 상대 후보들을 음해 등으로 위협하는 대표적으로 우리가 많이 봐온 정치인들과 흡사한 인물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깨끗하고 귀족적 이미지인 김경모는 집권 여당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써 현정부에서 국무 총리를 역임하면서 대선 후보 1순위로 자리매김한 인물, 그래서 흑색선전과 야합으로 점철된 정치판을 혐오하는 등 정치적 술수보다는 정책 대결을 선호하며 장일준과 끝까지 멋진 레이스로 펼칠 인물이다. 대신에 그 옆에 백찬기는 바로 김경모가 하지 않는 정치적 술수를 펼치려는 참모로 나온다. 이분(김규철) 이런 역에 딱이라는... ㅎ

집권여당 4명 후보의 경선 레이스, 아주 볼만하다.

이렇게 여기 구도는 4명을 내세워 대통령 경선 과정을 물 흐르듯 모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물론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거나 흑색선전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박을섭 후보에 대한 스캔들이 터지면서 그를 궁지를 몰았고, 이미 장일준 아들 성준이 아버지를 돕는답시고 김경모 후보를 비방전으로 폭로하다가 된통 아버지에게 혼나고 장일준이 김경모를 찾아가 백배사죄를 하는 등, 장일준은 위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넘는 고단수 정치력을 보였다. 더군다나 집권 여당의 대표 고상렬(변희봉)은 자연을 벗삼아 무위도식하는 척 하면서도 당내에 상당한 계보를 지닌 인물로 대권보다는 실익에 관심이 많은 인물. 그래서 이번 경선 과정 중, 각 캠프의 구애를 받는 가운데 장일준과의 숨겨진 일화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미 과거 장일준이 운동권으로 고생할 때 고상렬이 제대로 물을 먹인 일화 등이 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경선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사로잡아야 할 당내 실세로 떠오른 고상렬, 결국 고대표는 장일준의 손을 들어주고 만다. 어제(29일) 6회에서 당대표직과 경선후보선거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차기 대통령을 만드는 일에 정치인생을 걸겠다며 장일준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장일준 후보는 김경보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차이를 조금이나마 끌어들이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 얼마나 삼고초려하고, 심지어 아내 조소희까지 고 대표 집을 찾아가 폭우 속에서도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 요청했을 정도였으니 심히 와 닿는 그림들이다. 아무튼 이들의 경선 레이스는 앞으로 점입가경으로 계속될 것이다.


2. 장일준 캠프의 참모진들 리얼하고 재밌다.


하나의 정치계 거물을 만들고자 할려면 바로 참모진들이 좋아야 하는 건은 인지상정, 심지어 대통령이 될 사람을 만들어야 하니 그 참모진들의 노력은 엄청난 뼈를 갂는 고통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 면에서 여기 장일준 캠프에 나오는 참모진들은 하나같이 한 뼘 빠지는 느낌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들이 다분하다. 캠프의 전략과 기획을 담당하는 보좌관의 좌장이자 선거본부장 '이치수'라는 인물은 동네 아저씨같은 모습이지만 정치일선에서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은 인맥을 자랑하며, 장일준의 눈빛만 봐도 그의 속마음을 알 정도로 그는 장일준의 아바타다. 즉 그가 없이는 장일준 캠프는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 캠프에서 유일한 홍일점은 오팀장이라 불리는 '오재희'(임지은)라는 여자, 강호는 개인적으로 이 캐릭터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여자라해서 조근조근하게 일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성정이 아주 지랄맞을 정도로 소위 '지랄탄' 수준이다. 상대 진영인 김경모 측의 백찬기 의원과 보좌관 시절에 만나 결혼했으나 이혼 후, 장일준 의원 밑으로 들어가 경선캠프에서 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역이다. 그래서 경선 기간 중 TV등 각종 매체에서의 홍보 및 이미지 관리를 담당하는데, 어찌보면 좋게 보여야 할 그녀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있는 그대로 거친 말도 써가며 솔직하게 구는 스타일의 전략 팀장이다. 이런 오팀장에게 매일 꾸사리를 먹는 느려터진 곰 같은 사내 '윤성구'는 융통성 없이 고집스런 성격이지만 자신의 일에 관한한 강박적이고 편집증적일 정도로 프로 근성을 보여 오팀장과 티격태격하지만 둘이 나중에 맺어질지도 모른다. 뭐.. 이혼녀와 이혼남이라 흠 잡을데도 없다. ㅎ
 
그리고 막판에 합류한 '기수찬'이라는 인물, 김흥수가 이제는 물이 올랐는지 영화 <참을 수 없는>에서 유부녀를 그렇게 성적 노리개로 희롱하는 역을 제대로 구사하더니 여기서는 미국 유학파 출신의 영민하고 계산적인 정치 컨설턴트로 야당 진영에서 일하다가 장일준 캠프로 영입되는 인물로 나온다. 어제 6회에서 드디어 합류를 했는데, 자신 능력의 맹신자로 조직 관리, 홍보전략, 이미지 메이킹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면서 기존의 보좌관들과 충돌을 예상케 한다. 또 하나는 '황철우'라는 인물이 나중에 나와 장일준의 경호팀장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장일준 선거캠프의 참모진은 너무 붕뜨지 않고 또 그렇게 판타지스럽지 않게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져 이들이 좌충우돌하며 장일준 대통령 만들기에 매진하는 그림들은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오팀장의 대갈일성은 참 속이 시원한데, 드라마가 많이 뜬다면 그녀의 인기도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3. 정치인의 일가를 그대로 보여줘 신선하다.



보통 한 정치인이 있으면 그 정치인을 중점으로 그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거나 아니면 그와 관련된 몇몇 가족 뿐인데, 여기 '프레지던트'는 몇몇이 아니라 통으로 다 나온다. 즉 장일준을 중심으로 그의 부인인 조소희(하희라)는 물론 그 조소희 가족의 아버지 조태호, 오빠 조상진 등 이들은 대일그룹을 경영하는 소위 잘 나가는 재벌가다. 그래서 재벌집 딸이 소싯적 한낱 신참 정치인 장일준을 만난 인생을 건 것에 처가는 반대가 심했지만 이 정도로 커서 경선후보로 나서니 안 도와줄 수가 없는 상황, 그래서 대일그룹의 정치비자금이 터지면서 장일준이 궁지에 몰리기도 했는데, 이게 다 조소희가 남편 대통령 만들기의 야심에 찬 발호였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털어놓으려는 순간 장일준은 스나이퍼에게 총상을 입고 쓰러졌고, 이야기는 곧바로 3개월 전 경선으로 돌아와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일준 일가 이야기가 나오면서 지금도 이들 일가는 극의 중심이다. 우선, 장일준과 조소희의 친자식으로 장성민과 장세빈이 있다. 이중 성민은 아버지를 돕겠다고 김경모 캠프를 건드렸다가 된통 혼난 전력이 있어 지금도 자신의 그 과오로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런데 가족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왕지혜가 맡은 장인영 역으로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극에서는 장일준의 수행비서역을 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 장일준의 비서 출신이었던 아버지가 자살하고 어머니마저 미국으로 떠난 후로 장일준 일가의 양녀가 되는 인물로 장일준을 친아버지처럼 좋아하고 존경하며,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대를 이어 장일준의 수행비서가 된 것인데, 어두운 과거에도 불구하고 밝은 심성을 지니고 있는 젊고 유능한 처자로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강호가 유심히 보는 처자 중 하나.. ㅎ

그리고 이런 장인영과 쌍을 이룰 인물로 장일준의 숨겨진 아들 유민기(제이), 장일준이 한때 스쳐 지나갔던 여자 유정혜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바로 유민기인데, 이 젊은 청년은 르포기자 PD상을 탈 정도로 재능이 좋고 전도유망한 인물, 바로 장일준이 그를 포섭해 자신의 경선과정을 다큐로 찍으라면서 '내가 니 아비다'를 곧바로 밝혀 그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에 유민기도 물러설 수 없기에, 당신이라는 인간이 어떤 인물인지 내 샅샅히 담아낼 거라며 우선은 갬프에 합류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장일준에 정이 가는 유민기, 특히 그의 양녀이자 수행비서인 또 자신과 같은 연령대인 장인영에게 눈길이 간다. 당연 청춘 남녀기에 당연한 일이고, 인영의 아버지 산소에도 같이 가주고, 회식 끝나고 업어다 주고, 뭐.. 그러면서 사랑이 싹 트는 거지만 이들의 러브는 정치와는 무관하게 그려져 나름 재미를 선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드'하지 않고 소프트한 정치드라마 '프레지던트', 볼만하다.

이렇게 이 드라마 '프레지던트'는 본격 정치드라마를 표방하듯이 정치를 다루고 있다. 대신에 정치적 행위로써가 아니라 한 인물이 대통령 경선 후보로 나서고 그 경선과정의 레이스를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해 가는 것이 아니라, 4명의 후보를 내세워 이들이 어떻게 경선을 치르고 이 와중에서 어떤 정치적 모략과 술수가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며, 결국에는 누가 경선을 통과해 대통령 후보로 나와 또 대권을 치르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그러기에 이런 그림들의 표출은 대충 그려내지 않고, 일견 우리네 현실과 많이 와 닿게 그리며 나름 잘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하드하지 않게 전혀 딱딱하지 않게 소프트한 느낌으로 조금은 드라마틱하게 구성하며 재미를 주고 있는데 장일준 캠프의 참모진들이 그렇고, 장일준 일가들이 그렇다.

현재로써는 정치적 모략과 술수의 그림은 삼고초려 끝에 장일준이 집권 여당의 총수인 고대표를 자신의 사람으로 끌어들인 점, 그러면서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인 김경모와 한판 화끈하게 붙을 심지를 다시 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지만, 대통령의 심중에는 젊은 정치인이 대중을 의식하듯 '전국민 무상의료'를 외친 장일준의 무모함보다는 안전한게 관록과 깨끗한 이미지의 김경모를 밀어줄 복안을 둔 상태에서 6회 마지막에 '이제 그만 하산하는 게 좋지 않겠나.. 중도 사퇴하지'는 언질을 던졌다. 이에 놀라는 장일준, "아니 이분이 그렇다면.." 같은 짬짜미 생각이 드는 찰나 끝났다.

이렇게 정치는 두뇌 게임이다.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야 할 정치판이지만, 그 정치를 해 나가는데 있어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장일준은 큰 난관에 봉착했다. 그분이 날 밀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밀어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게 선거법 위반에 요소가 있지만 극 중 대통령은 자신이 '악인'을 맞겠다고 혼자 읍조렸다. 아무튼 어디 '대물'처럼 대통령이 아주 쉽게 되는 것보다, 여기 제목 '프레지던트'처럼 장일준이 어떻게 고난과 역경을 딛고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이 드라마의 묘미다. 그리고 그 묘미는 절대 하드하지 않고 소프트해 보는데도 부뜩김도 없어 좋은 편이다. 우선 지금 경선 과정만 지켜봐도 재밌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일준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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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0/12/30 09:5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0/12/30 10:31 #

    네.. 강호가 사는 산자락 밑에 이 아파트에도 눈이 밤새 수북히 쌓였더군요..
    이 포스팅 올리자마자 나가 차에 쌓인 눈 치우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다들 연말연시 맞이하느라 바쁘시던데, XX님도 그러시군요..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활기차고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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