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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CSI 보다 '추리소설' 같은 드라마 ☞ 한국드라마

한국 최초의 메디컬 범죄 수사 드라마를 표방한 SBS '싸인'은 자세히 뜯어보지 않아도, 외형상 또 느낌상 범죄 수사물의 대표격인 미드 CSI 시리즈 '마이애미', '라스베가스' 등을 닮은 듯 보인다. 하지만 여기 제작진도 그렇고, 내용이 전개될수록 오로지 범죄 수사만을 위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것을 보게 되고, 그 안에서 국과수의 권력이 들어가 이른바 권력다툼을 벌이는 두 대결을 목도하며 때로는 러브라인까지 이 드라마는 법의학을 둘러싼 각종 살풍경을 풀어내듯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점에서 분명 미드 CSI와는 다른 점이다. 그런데 이게 가면 갈수록 각 에피소드 별로 의문에 쌓인 사건을 해결하는 모양새가 법의학의 기치처럼 과학적이기도 하지만, 마치 추리소설의 탐정놀이 하듯 극 중 두 주인공 윤지훈(박신양), 고다경(김아중)은 어떻게 사건의 단서를 찾고 해결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게 잘못 되었다는 게 아니라, 그런 느낌이 많아서 어찌보면 클리셰한 면에 색다르기도 한 것인데, 특히 지난 주 11회부터 이번 주까지 전개된 사건을 보면 그렇다는 거. 아마도 여기 부부작가 두 분은 추리소설 매니아가 아닐까? ㅎ


(출처 : 싸인 13회 한 장면, 독으로 죽인 그 독으로 죽다.)

독극물 복수극, 독으로 흥한 자 독으로 망한다.

바로 이런 게 '정공법'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왜 그런 말이 있잖은가..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하고, 돈으로 흥한자 돈으로 망한다.'처럼 여기서는 '독은 쓴자 독으로 망한다'를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선대인 20년 전에도 자신의 기업 간부들을 여러 명 죽이더니, 지금와서도 서슴없이 그들을 죽인 정차영(김정태) 대표는 싸이코패스적 기질이 다분한 놈이 맞다. 마치 마루타처럼 소리없는 살인의 주인공 '안티몬' 치사량이 얼마인 줄 아느냐며 보무도 당당하게 이 살인게임을 즐겼다. 카운트다운을 세는 등, 하지만 그는 위처럼 결혼을 앞두고 죽은 연구원의 예비신랑 이철용 손에 죽고 말았다. 즉 그가 복수를 한 것인데, 어찌보면 뻔한 그림이지만 정차영이 이철용에게 위스키를 먼저 마시라고 할 때만 해도 위기감은 고조되었다. 그러면서 아무 일 없이 넘어가나 싶었지만 정차영이 이후 마신 위스키는 그렇지 않았다. 바로 반응이 오더니만 온몸에 바로 독이 퍼져 죽은 것이다.

그와 함께 바로 이철용도 죽으면서 이 독극물 살인의 원죄를 씻듯 그도 세상을 떴다. 여기서 사용된 독극물은 치사량 문제로 왈가왈부됐던 '안티몬'이 아니라, 청산가리보다 1000배나 독성이 강하다는 테트로톡신(tetrotoxin)을 쓴 거. 그러니 이 독극물을 이겨낼 제간이 없다. 바로 즉사한 것이다. 이에 한발 늦게 도착한 윤지훈은 "나 때문이야. 내가 정차영을 기소했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거야. 내가 이 사람들을 죽인거야"라며 오열했는데.. 이미 버스는 떠났고, 스승 정도영 원장의 명예로운 죽음을 위해서 독극물 중독사가 아닌 급성내인사인 자연사로 날린 반전의 단죄가 이런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결국 이 지점에서 색다른 반전으로 앞으로 이 독극물 살인자를 어떻게 해결하나 싶었지만 바로 이어진 13회에서 작가는 독을 써 그 살인자를 죽였던 거. 이게 추리기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정공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ㅎ


(출처 : 싸인 14회 한 장면, 시골마을의 집단이성?)

시골마을의 스산한 분위기 마치 영화 '이끼'를 닮았다?

바로 독극물 살인에서 스스로 입증을 거부한 윤지훈은 그 죄책감으로 떠난 시골로의 휴가차. 하지만 윤지훈의 껌딱지 고다경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를 다시 거두어 들이기 위해서 이 시골에 오게 된다. 그런데 그 시골은 여느 시골과는 다르게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상한 꼬마 여자아이가 놀랜 사슴처럼 사람을 피해 도망을 다니지를 않나, 마치 산속 깊은 산장에 어느 한 노파나 할아범이 손님을 맞이하듯 분위기는 이미 심상치 않았다. 특히 여기서는 오랜만에 양택조옹이 나와 앞에서는 인심좋게 굴다가도 뒤에서 싸늘한 표정으로 급 돌변해 나름 소름끼치는 역할을 하며 눈길을 끌었다. 바로 시골마을에서 발견된 의문의 김씨 할아버지 사체. 하지만 그 사체는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더니 결국 어느 허름한 옷장에서 발견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할아버지는 누가 죽였을까? 하는 의문이 바로 드는데, 그래서 양택조옹 정씨에게 시선이 끌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마을은 그를 위시해서 사람들 전체가 윤지훈과 고다경에게 좀비처럼 다가오더니 쉬쉬하길 바랬다. 바로 그 지점에서 영화 '이끼'를 보듯이 이 마을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밝히면 안 되는 무언가 있어 비밀을 간직한 그들을 그리며 나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즉 보통의 인심좋은 시골보다는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뭉친 그런 그림들 속에 무언가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 애쓰는 하나 둘의 인물들. 하지만 여기서는 길게 가지 않고, 바로 회를 걸쳐 해결해 버렸다. 죽은 할아버지는 양택조옹 정씨가 죽인 게 아니라 그 마을의 수십 년간 노출된 환경오염에 중독돼 지병까지 합쳐서 자연사 한 거. 그런데 그 죽은 할아버지가 친구 이름으로 들어 놓은 보험금 때문에 이를 위장해 숨겨온 정씨. 즉 자신의 생명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신은 죽은 걸로 하고, 죽은 김씨로 살아가려는 생각을 했던 것인데, 그게 그의 유일한 죄라면 죄다. 아무튼 잠깐 쉬엄가는 타임인지 몰라도, 시골마을 사건은 분명 '이끼'를 보듯 오마주한 느낌이 다분했다. 알면 다친다 모드.. ㅎ


(출처 : 싸인 14회 한 장면, 진실을 말하려는 이수정은 죽었다.)

 아이돌 살인사건으로 돌아간 '싸인', 범인은 있지만 추리는 계속된다.

시골마을의 스산했던 분위기를 훈훈하게 급 마무리한 윤지훈과 고다경 탐정들은 다시 서울로 올라와 새로운 사건, 아니 기존에 미해결 과제로 남은 죽은 아이돌 스타 서윤형 살인사건을 다시 재조사하게 된다. 왜냐? 이게 해결이 안 되면 싸인은 말짱 도룩묵으로, 이 살인사건은 극 전체를 관통하는 열쇠로 바로 여기에는 권력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돌 살인사건은 고다경에겐 1년 전 검시관 신분으로 처음 맡게 된 사건이자 법의관의 길을 걷게 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던 사건인 셈. 더군다나 부검 조작이라는 음모에 부딪힌 윤지훈에게는 진실을 밝히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으로, 자신이 믿고 따르던 정병도(송재호)를 국과수 원장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그렇기에 이것을 종결짓지 않고서는 이들의 마음은 편치도 않거니와 드라마도 끝날 수가 없다.

먼저 14회에서 서윤형을 죽인 범인으로 뒤집어쓰고 들어간 코디 이수정이 교정 시설내에서 죽은 것인데, 그렇다면 누가 죽였을까? 이미 여기서 범인은 유력한 대권후보의 딸인 강서연이다. 그녀가 이수정을 만나라 오면서 분명 교정 시설내 누군가를 사주해서 죽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살인의 방법이 직접이든 간접이든 여기서는 윤지훈이 부검한 결과 감전사로 밝혀졌지만, 어쨌든 사건의 진실을 말하겠다고 한 유일한 증인마저 죽은 상태에서 이제 남은 건 알면서도 못 잡고 있는 강서연이다. 이에 윤지훈은 그녀를 찾아가 어떻게든 확실하게 물증을 찾아 당신을 잡겠다고 말했지만, 강서연도 만만치 않게 '그럼 어디 해보시지' 조로 대응한 거. 아무리 애인의 변심으로 죽였다지만 그녀도 만만치 않은 사이코패스임을 보게 된다. 벌써 모습부터가 그렇게 제대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태 못지 않게.

아무튼 이렇게 싸인은 매회 아니, 보통의 범죄 수사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다루듯 주어진 미션들 4~5개를 가지고 진행하며 눈길을 끌었다. 여기 아이돌 스타 살인사건을 위시해서 연쇄살인범, 미군총기사건, 대기업 독살의문사, 시골마을 사건 등 각각의 범행의 양태나 도구도 다양하듯 이것을 지켜보게 하는 근원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법의학 범죄 수사 드라마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단지 법의학 차원의 시초인 '죽은 자는 진실을 말한다'는 '부검'만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기에, 여기서는 극 중 주인공 윤지훈과 고다경 커플을 매칭시켜 즉 이들이 탐정으로 분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조를 띄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옆에서 조력하는 정 검사와 최 형사가 있지만, 이들 커플의 이른바 탐정놀이가 중심을 이뤄 극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추리소설같은 구성과 기법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이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정도면 나름 볼만하게 법의학과 추리소설 같은 매력을 교차시킨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앞으로도 '윤고' 커플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시즌제도 좋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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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1/02/18 08:1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1/02/18 09:50 #

    네.. 서윤형 사건으로 다시 돌아온 게 아쉽지만, 어쨌든 그건 해결을 봐야죠..
    중간에 다른 사건을 1~2개 더 집어넣을 수도 있는 게.. 좀더 봐야겠죠.. 16회에서 20부로 늘렸으니..
    아무튼.. 내밀한 CSI보다는 추리소설같은 탐정놀이를 보는 듯한 '싸인'.. 좀더 분발을 기대해 봅니다.
  • 2011/02/18 09: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1/02/18 17:03 #

    네.. 조금전 트위터로 쪽지 보내드렸습니다. 강호는 책이면 다 좋습니다. ~~
  • 2011/02/18 19:1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1/02/19 12:32 #

    그래요.. 어제 음주가무가 심해서 이제서야 제대로 확인했습니다. ㅎ
    근데.. 너무 팍팍 밀어주시면 강호는 은근 부담이 될지도 모르겠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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