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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나쁜 남자 '우룽'의 잔혹하고 질퍽한 가족사 ☞ 북스앤리뷰

'중국 문단의 선봉자'이자 '중국 제3세대 문학의 대표자'로 불리는 명실상부한 중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쑤퉁'. 그의 또 하나의 장편소설 <쌀>이 꽤 임팩트한 매력을 뿜어내며 읽는 내내 강호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기존의 비극적이면서도 통속적 처연한 가족사를 그린 <화씨 비가>와는 완전 차원이 다른, 전혀 착한 구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이른바 '나쁜 소설'이라 불릴 정도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매우 잔혹하고, 음탕하고, 질퍽하고, 폭력과 불륜이 판을 친다. 그래서 매우 깔끄장한 기분이 괴어오르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매력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게, 바로 여기 주인공 '우룽'을 통해서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것도 또 하나의 가족사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 이야기 속으로 잠시 떠나보자.



여기 '우룽'이라는 젊은 한 남자가 있다. 홍수와 기근으로 난리가 난 고향 땅을 떠나 밤 깊은 석탄화물 열차에 몸을 싣고 어느 한 동네로 기어들어온다. 단지 먹고 살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몇날 며칠을 굶은 그에게 있어 먹는 것은 최대의 화두이자 삶의 목표가 된다. 부두가에서 그렇게 거렁뱅이 신세로 갖은 굴욕을 당하면서도 그는 배고픔을 잊지 못한다. 결국 기어들어간 곳이 그 지역에서 나름 유명한 '대홍기' 쌀집, 쌀이 원없이 있던 그곳에서 이른바 '일꾼'으로 일하게 된다. 배경은 1920~30년대, 현대가 아닌 근대기에 중국 인민들의 삶은 고루하고 비참함의 연속이다. 기근에 시달려 쌀을 사고 파는 풍경이 대홍기 쌀집을 위주로 펼쳐진다. 그속에서 일하게 된 우룽은 펑사장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일하지만, 사장이 그렇게 잘 대해주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여기 대홍기 쌀집의 두 처자, 즉 펑사장의 두 딸인 '쯔윈'과 '치윈'이 그를 노예 부리듯 대하며 그를 매 항상 기분 나쁘게 만든다. 특히 치윈이 정도가 심했는데, 하지만 큰 딸 쯔윈과는 나름 잘 지내며 그의 몸종 노릇까지 한다.

'쌀'에 애착을 보인 한 남자 '우룽', 그를 통한 잔혹하고 질퍽한 가족사

그런데 쯔윈은 10대 시절부터 남자를 알았던 소위 성에 일찍 눈에 뜬 케이스. 그 지역 유지인 뤼 대감의 첩실로 들어가는 등, 벌써부터 기질이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두 조직의 패거리인 '아바오'라는 놈과 통정을 하고, 심지어 몸종 우룽과도 관계를 갖는 등, 그녀는 그렇게 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결국 쯔윈이 임신하자 누구의 씨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뤼 대감을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만 당하고, 우룽을 더욱더 꼬시는데.. 이를 지켜보는 치윈은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 화냥년 같은 언니와는 사이가 가히 좋지 않을 정도로 두 자매는 그렇게 살갑게 굴지 않는다. 결국 쯔윈은 꿩 대신 닭이라고 우룽과 결혼한다. 그렇다고 우룽이 그렇게 반기는 것도 아니었다.

이른바 화냥년을 거두어 줬다는 심정으로 같이 살게 된 것인데, 이때부터 우룽은 그녀를 변태 성욕적으로 대한다. 관계시 좋은 침실을 놔두고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쌀 곳간에 들어가 관계를 맺으면, 그는 그녀의 음부에 쌀을 한 움큼 집어넣는 등, 변태 성욕으로 욕정을 채운다. 정말 나쁜 남자가 아닐 수 없는데.. 하지만 이런 기질은 처제인 치윈에게도 똑같이 굴며, 이 집안에서 점점 한 마리 욕정의 화신인 동물의 수컷처럼 우위를 차지한다.

결국 펑사장은 풍을 맞고 쓰러져 죽게 되고, 죽기 직전 우룽을 불러 무언가 얘기할려다 딸들의 복수인지 우룽의 한쪽 눈을 부지불식간에 찔러 실명케 만들고 그는 그렇게 가버렸다. 우룽으로서는 미칠 노릇이지만, 그렇게 그는 펑사장 대신 대홍기 쌀집의 사장으로 대신하게 되며 이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쯔윈이 아이를 낳게 되자 뤼 대감 집으로 다시 들어가고, 이로 인해서 우룽은 처제인 치윈과 결혼을 하게 된다. 즉 두 여자와 몸을 섞게 된 것인데, 그래도 치윈은 생활력 강하게 이 막돼먹은 인간 '우룽'과 잘 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우룽은 매 항상 걸죽한 욕지거리와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집안을 휘어 잡는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우룽의 식구에게도 가족, 즉 아이들이 생겼다. 큰 아들 '미셩', 작은 아들 '차이셩', 막내 딸 '샤오완'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 세 명의 자식들도 만만치 않은 게, 미셩은 여동생이 말을 안 듣고 아비에게 자신의 죄를 알렸다는 명목으로 쌀 곳간 더미에서 여동생을 질식사 시키고, 미셩은 아비게에 잡혀 한쪽 다리가 부러지는 절름발이 신세가 된다. 그리고 마냥 놀기만 좋아하는 차이셩까지.. 이렇게 우룽의 두 아들은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싹수가 노랬다. 그러면서 커서 둘다 혼인을 했는데, 미셩의 부인은 '쉬에챠오', 차이셩의 부인은 '나이팡', 이들은 나름 열심히 살려고 했지만, 아비 우룽을 성정을 쏙 빼닮은 미셩은 부인을 매번 차갑게 대하고, 차이셩은 도박에 빠져 집안일에는 등한시한다. 그러다 쯔윈의 아들 '빠오위'와 부절적한 관계를 갖은 쉬에챠오. 결국 그 현장을 차이셩에게 들켜 약점이 잡힌 채, 전전긍긍하더니 우룽네 식구들을 모두 죽일 심산으로 식사 때 국에다 비상을 타고 그냥 도망쳐 버린다. 물론 그 독을 미리 알게 된 우룽네는 먹지 않고 살았지만, 역시 대단한 엽기가족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이들은 쌀집을 운영하며 살아가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살듯 그 그림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 매 항상 전쟁을 치르듯 살얼음 판이었고, 결국 쯔윈마저 뤼 대감 공관이 일본군 공습으로 폭파돼 흔적도 없이 죽게 되고, 빠오위는 정처없이 떠나 일본군과 손을 잡게 되고, 우룽네의 둘째 며느리 '나이팡'은 산달을 앞두고 일본 군인들이 즐겨했다는 살인게임의 희생양으로 잔혹하게 살해되고, 여기 우룽은 이젠 쌀집 운영은 뒷전인 채, 부두 조직의 두목으로 성장, 이마저도 나중에는 와해되고 말았지만 늙어서도 제 버릇 못 준다고 그 성욕을 자랑하듯 잦은 기방 출입으로 덜컥 성병에 걸리고 만다. 그러면서 그의 쇠잔해진 몸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가는데, 이를 지켜보는 치윈마저도 동정은커녕, 또 두 아들도 불쌍하게 아비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어서 빨리 죽고 재산이나 물려달라는 심보로 우룽을 겁박한다.

결국, 우룽은 자신의 생애가 다 되었음을 느꼈는지 마지막으로 고향 땅을 밟고 싶다고 가족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여기 와장가에 처음 왔을 때 탔던 그 석탄화물 열차에 몸을 싣는다. 아들 차이셩과 한가득 실은 쌀더미와 함께..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꿈속의 고향을 그리며 서서히 눈을 감고 만다. 황금빛으로 도도하게 출렁이던 고향의 논밭을 기억하며, 일렁이는 황금빛 물결 속에서 마치 한 알의 벼이삭처럼, 한 송이 면화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나쁜 남자 '우룽'의 잔혹하고 질퍽한 가족사, 인간의 폭력적 본성을 보다.

이렇게 이 소설은 '우룽'의 가족사다. 아니 우룽은 고아 출신이기에 내력은 없다지만, 그가 고향땅을 떠나 먹고 살고자 대홍기 쌀집으로 들어와 살게 된 이야기로써, 즉 어찌보면 우룽을 통해 본 가열한 가족사를 그려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일반 드라마적으로 잔잔하게 그려낸 것이 절대 아니다. 잔잔하게 아니라, 아니 잔혹할 정도로 인간의 악마적 본성이 매 페이지마다 판을 친다. 폭력과 살인, 음모와 배신, 강간에 근친상간은 물론이요, 빈번하게 등장하는 욕지거리와 성적 묘사는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을 드러내며 매우 깔끄장한 기분을 괴어오르게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기이할 정도로 끄는 매력인 셈인데, 어느 것 하나 정이 안 가는 여기 캐릭터들, 마치 인간의 밑바닥에 배여있는 더러운 성정을 보듯, 그들은 가열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인공 우룽은 어찌보면 '나쁜 남자'의 전형으로 일관하며 두 여자를 변태적 성욕으로 강간하고, 심지어 번갈아 근친으로 결혼하며 대홍기 쌀집을 풍비박산 지경까지 몰고간다. 그렇다고 자식들에게 살갑게 구는 아비도 아니다. 여동생을 죽게 만든 큰아들을 보란듯이 반송장으로 만들어 절름발이로 만들고, 며느리 한테도 XX년이라며 총을 들이대며 밑구녕을 아작낸다고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기녀들로 인해 성병에 걸리자 8명을 매몰시켜 버리는 등, 그는 마치 악의에 바친 사람처럼 가열한 폭력으로 일관되게 살아오며 버텨낸다. 마지막 쯔윈의 아들 빠오위한테 심하게 고문을 당하는 그 순간에도.

이렇듯 이 소설은 가열한 한 남자 '우룽'의 이야기다. 그가 그렇게 평생의 안식처로 좋아했던 또 사람이 살기 위해서 주된 먹거리인 '쌀'을 통한 매개체로, 그 어떤 생존 본능에 대한 발호로 악마적 본성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가열하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깔끄장한 기분이 괴어오를 정도로, 잔혹하고도 꽤 질퍽한 가족사기에 '쌀'의 이야기는 무시로 엄청난 마력을 뿜어낸다. 이른바 착한 소설이 아닌 아주 '나쁜 소설'의 전형 <쌀>, 읽어보면 안다. 여러 말이 필요없이 강추다!!


- 10점
쑤퉁 지음, 김은신 옮김/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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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힘찬아빠 2011/03/08 10:53 # 답글

    오옷 함 봐야겠는걸요? 딱 제스타일~ ㅋ
  • 엠엘강호 2011/03/08 12:10 #

    네.. 특히 남자들이 볼만한 대표적인 나쁜 소설격인 쑤퉁의 대표적인 장편소설 '쌀'..
    우룽.. 이넘아가 아주 지댑니다. 잔혹하고 질퍽하고 변태성욕에 어느 것 하나 착한 구석이 없는..
    읽어 보시면 압니다. 특히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더욱더 강추요!!!
  • 흉폭한 사장 2011/03/08 18:34 # 답글

    야마자키 도요코의 "노렌"은 같은 식재료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도 성실, 신의를 뽑아내는데, 쑤퉁의 쌀은 반대의 이야기를 뽑아내서 두 소설이 참 비교된다고 생각했죠.
    (참고로 저는 쑤퉁의 쌀을 더 좋아합니다.)
  • 엠엘강호 2011/03/09 00:22 #

    음.. 그런 점에서 쑤퉁은 정말로 인간의 성실이 아닌 불성실에 치중해서 그려내고 있죠..
    비루하고, 고루하고, 비참하고, 질퍽하고, 참담하고... 이 모든 게 '쌀'에 응집돼 있다고 봅니다.
  • 루필淚苾 2011/03/08 19:44 # 답글

    쌀은 중도 하차한 작품인데 초반부만 보고도 이거 보통 막장이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보아하니 우룽이란 남자는 <금병매>의 서문경보다 더한 놈이군요. ^^; 언제 시간 내서 정독할 생각입니다. 나쁜 소설은 나쁜 만큼 읽는 재미가 풍부하니...
  • 엠엘강호 2011/03/09 00:27 #

    네.. 그래요.. 혹시 여성분이라면 이 소설은 정말 불편할 수 있습니다.
    여성 비하 발언은 물론, 변태 성욕으로 폄하되는 등.. '우룽'은 정말로 나쁜 놈입니다.
    금병매의 서문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봐야죠.. 그는 살인과 폭력이 주를 이를 정도로 센 놈이죠..ㅎ
    아무튼 언제 시간 내서 다 정독해 보세요.. 딱 나쁜 남자 이야기의 나쁜 소설임을 아실 겁니다. ~~
  • fthero 2011/03/08 23:26 # 답글

    읽으면서, 이렇게 산다면 현실이 지옥이겠구나 -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두번 읽기가 싫어서, 결국 책장에만 박혀있는 소설이네요..

    추천해주신 소설중 허삼관매혈기는 읽었는데, 다른 소설은 요새 하도 바빠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네요.
    허삼관매혈기는 이 소설과는 반대로 너무 밝은 분위기인듯 싶습니다. ^^; 무척 즐겁게 읽었기 때문에 이화의 다른 소설도 곧 읽어볼 생각입니다.
  • 엠엘강호 2011/03/09 00:53 #

    그래요..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매우 깔끄장한 기분이 들게 만들죠.. 어느 것 하나 정이 안가는 캐릭터들.. 여자든 남자든 말이죠.. 어찌보면 이게 정말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중국 근대사를 버텨온 인민들의 지난하고 가열했던 삶을 되짚어 본다면.. 쑤퉁의 '쌀'은 그들 이야기를 아주 직관적으로 관통한 수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전 이런 소설이 좋은지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화'도 '쑤퉁'과 같이 만만치 않게 재미와 영향력을 갖춘 작가인데.. '허삼관 매혈기'는 사실 유쾌하고 밝은 소설이면서 풍자와 위트도 있고요.. '쌀'의 그 분위기와는 꽤 다르다 봐야죠..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 생각나네요.. ㅋ 그리고 이런 허삼관 분위기에서 좀 진지하게 써 낸 이야기가 바로 '인생'이고, 그런 것을 짬뽕한 이야기가 바로 '형제' 3권짜리입니다. 이건 정말 위화의 대표작으로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이미 3권 다 리뷰도 썼지만.. 이광두 이놈아.. 아주 지대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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