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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불 최종회, 결자해지 속 욕망의 불씨를 남기다. ☞ 한국드라마

드디어 작년 가을부터 달려온 주말의 인기드라마 '욕망의 불꽃'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봄을 맞이하는 길목에서 긴 호흡으로 달려온 총 50부작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은 것인데, 그렇다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소재인 '욕망'은 어떻게 귀결이 되었을까? 정말 제작진의 언급처럼 '새드엔딩도 해피엔딩도 아닌 색다른 반전을 기대해 달라'는 주문처럼 그렇게 그려졌을까? 우선은 결말만 놓고 본다면 색다른 반전의 묘미보다는 여운을 남긴 반전식 결말로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한 셈이다. 그것은 욕망적 그림과 연계된 '출생의 비밀'로 인해서 각 인물들이 상처를 받고 나름 봉합되며 일단락이 된 상황 속에서, 결국 마지막 시퀀스는 욕망의 정점으로써 달려온 대서양 그룹의 후계자 지목이 누구인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49회에서 윤나영의 지난했던 가족사가 소상히 밝혀지면서 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김회장의 치부가 드러나며 그녀의 한(恨)이 서린 복수로 이렇게 진행돼 왔음을 견지한 바 있다. 결국 이런 과거지사에 나영의 아비인 친구 '상훈'을 읖조리며 김회장은 쓰러졌고, 이 급작스런 사태에 대서양 일가는 물론 주요 경영진들이 모두 울산의 그 저택으로 모였다. 즉 다들 유언장 내용에 관심이 쏠리게 된 거. 나영은 그렇게 몸져 누운 김회장에게 속삭이듯 "회장님의 부와 권력 제게 주고 가셔야죠.. 윤나영이라는 괴물은 회장님이 만드신 거잖아요.. 유언장에 누굴 적으셨어요.." 하며 마지막까지 욕망의 끈을 놓치 못했다. 그리고 홍변호사로부터 유언장에 자신의 남편 '김영민'이라 적으셨다는 언질을 미리 받은 윤나영, 희색이 만면해 좋아했는데, 결과는 예상외로 나오고 말았다.

대서양 그룹의 후계자는 김영민이었다. 하지만 영민은 형을 지목한다.

유언장 대독을 부회장 김영민이 직접 하면서, 그 명시된 "2. 승계자는 삼남 김영민으로 지정한다." 내용을 보고도, 김영민은 자신이 아니라 둘째 형인 김영준(조성하)이라고 지목한다. 이에 너무나 깜놀하는 윤나영과 영준의 표정조차 일그러지는데, 대단한 반전이라곤 하기에는 뜸을 들이는 과정이 있어서 충분히 예상되는 그림이긴 하다. 원래는 그룹 경영과는 관계 없이 학자스타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이 회사에 뛰어든 김영민은 사실 그룹 경영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하지만 나영과 인숙과의 관계가 꼬이고, 민재가 친아들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허위허위대며 부회장을 맡게 된 그는 꽤 불균질하게 마각을 한때 드러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의 가족이 위험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모든 걸 버리고 이렇게 가족을 위해서 그룹은 형에게 맡긴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유언장을 곧바로 불태워버렸다.


(유언장엔 이렇게 2번에 김영민으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영민은 형 영준을 지목하고 불태운다.)

나영으로써는 미칠 노릇이다. 이미 홍변호사를 통해서 자신의 남편이 지목될 것을 예상했기에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영민에게 악다구니를 쏟아낸다. '당신 이름 적힌 게 맞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 왜 그 꿈을 날린 거냐'며 몰아붙인다. 이에 영민은 '이게 다 당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며 나름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하지만 당장 나영으로써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충격파가 큰지라 홀연히 떠나고 만다. 이와 함께 형인 영준조차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게 무슨 짓이냐, 유언장을 조작해..' 하며 영민을 압박하지만, 이미 영민은 형에게 '날 그냥 놔줘..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하며 이 남자의 정체성이 아직도 힘들어함을 내비친다.

남편 영민의 처사에 분노, 울분, 회한 등 만감이 교차한 '윤나영'

이렇게 대서양 그룹의 오너 자리가 김영준에게 돌아간 채, 이혼 수속중인 남애리(성현아) 남여사는 영준을 껴안고 환호작약한다. 한편 남편의 이 어처구니 없는 처사에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 나영은 또 다시 남편 영민에게 악다구니를 쏟아낸다. "내가 얼마나 미웠으면 형한테 줄수가 있어요.. 그래요 난 더럽고 치사하고 속물 같은 여자예요.. 그래서 이게 댓가에요? 왜 그랬냐고요.. 당신을 저주하며 살 꺼에요.. " 이렇게 모든 울분을 쏟아내는 윤나영, 결국 친딸 백인기를 찾아가 이렇게 된 상황에서 널 당분간 놓아줄테니 혼자 힘으로 살라며, 인기와 그간에 못 품었던 모정으로 서로가 얼싸안는다. 이렇게 두 모녀는 나름 봉합이 된 셈인데, 인기는 그래서 민재에게도 이젠 누나로써 말을 들으라며, 우리 사이의 사랑은 추억으로 간직하자며 미국으로 혼자 떠나게 된다.

이렇게 남편의 훈훈한 미화적 작태로 한 순간에 모든 걸 잃고 욕망의 정점에서 미끄러지고 만 나영은 결국 엄마의 묘소를 찾아가 넋두리를 쏟아낸다. "내 마음대로 안 되네.. 아버지처럼 신세타령이나 하고 있고.. 시아버지가 아버지보다 낫더라.. 그만 살까봐.. 악쓰고 살았는데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이젠 나도 지쳤어.."하며 그는 울분과 회한을 쏟는다. 그리곤 언니 집 앞에 있던 등대 앞에 와서는 바로 아비의 유골을 뿌렸던 자리에서 "차라리 언니처럼 살까봐요.. 아직도 거기 있죠.. 아버지.."하며 눈물을 쏟는다. 결국 나영이 걱정이 돼 찾아온 남편 영민은 나영에게 다가가 말하다. "당신을 찾고, 잃어버린 내 가족을 찾고 싶었어, 나 역시 이젠 빈털털이야.." 이에 나영도 이제는 모두 포기한 듯 감동을 먹으며 서로 부둥켜 안고 위로한다.


(욕불 50회 마지막 시퀀스, 윤나영 '아버님 그러시면 곤란하죠..')

그리고 화면이 바뀌고 일상으로 돌아온 세가족.. 단란한 식사 자리를 보이며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듯 싶었는데, 시어머니부터 한 통의 전화가 온다. '회장님이 드디어 일어나셨다. 우선 영민은 회사로 가봐라..' 하며 대서양 오너 자리가 영민에게 다시 갔다는 언질을 넌지시 준 것인데, 이에 한달음에 울산으로 내려간 나영은 휠체어에 앉은 시아버지 김회장을 만나고, 그의 휠체어를 밀면서 시아버지 앞에서 서서 말한다. "아버님 유언장 다시 쓰셔야죠.. 기억 안 나세요.. 영민 아비 이름으로.." 이에 김회장은 다 기어들어가듯 꺼지는 목소리로 "기억이 안 난데이.. 참말로.." 이에 나영은 의미심장한 썩소?를 날리며 대미를 장식한다. (그래.. 다시 해보자.. 이거지.. ㅎ)



주말 인기드라마 '욕망의 불꽃', 연출과 호연 속에서 정말 잘 봤다.

이렇게 욕망의 불꽃은 정말로 끝이 나버렸다. 그런데 마지막만 보면 이게 끝난 게 아니라, 어찌보면 새로운 반전으로 시작을 알리는 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모든 게 영민의 배포가 큰 행동의 대승적인 결자해지 차원에서 그려냈다. 그것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으며 돌아온 일상으로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나 싶었지만, 김회장이 다시 일어나면서 윤나영의 욕망을 꿈틀되고, 다시 유언장 내용을 언급하며 김회장을 새롭게 압박한 모습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물론 김회장도 일부러 치매기를 보인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능청스런 모르쇠로 일관하며 이 둘은 어찌보면 새로운 대결 국면의 여운을 남긴 것이다. 즉 제목 '욕망의 불꽃'처럼 그 욕망은 절대 꺼지지 않고, 이렇게 꺼지는 찰나 다시 타오르며 새롭게 준비를 하게 된 거. 이것이 이 드라마의 결말이자, 극의 주인공 윤나영이 진정한 욕망의 결정체를 보여준 셈이 되었다.

어찌보면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악행도 저지르는 악녀의 전형으로 모든 것을 갖춘 듯 보이면서도, 한켠으로는 엄마의 죽음 앞에서 한이 서린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차 살아온 이 여자의 인생, 어찌보면 그녀는 개발시대의 희생양으로 양태된 우리 시대 그늘진 여자들의 모습이자 어그러진 자화상일지 모른다. 그것이 소위 막장급으로 치부되어 왔더라도, 흡인력있게 그려낸 사람 이야기의 연출과 연기자들의 호연으로 매 주말마다 인기를 끈 '욕망의 불꽃', 인간이 누구가 가지고자 하는 그 어떤 가열한 욕망에 대해서 이토록 흔하면서도 주목을 끌게 하는 드라마도 드물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이 드라마 팬으로써 제작진 이하 윤나영에 제대로 빙의된 신은경 씨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며, 이 드라마 정말로 잘 봤다.

그리고 그동안 나름 강호를 옥죄온 '욕불'의 리뷰 해방감도 함께 자축하며 이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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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딘델라 2011/03/28 07:40 # 삭제 답글

    둘이 결국 결혼 했군요.
    확실히 불씨 맞네요.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월요일 보내세요.^^
  • 엠엘강호 2011/03/28 07:55 #

    누구와의 결혼을 말씀하시는지.. 인기와 민재요.. 아니요 그들은 결혼 안 했습니다.
    저 그림은 둘이 데이트할 때 해본 거고.. 여기선 인기 혼자 미국으로 떠났답니다. ~
    욕망의 불씨가 남겨진 여운은 바로 윤나영이죠.. 시아버지와 제2라운드 돌입 같은 거 말이죠..
    아무튼 '욕불' 최종회가 나름 의미있는 시퀀스로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 딘델라님도 즐거운 한주 되세요.. ~~
  • 여강여호 2011/03/28 07:54 # 삭제 답글

    이래저래 논란도 많았지만
    전 신은경의 이미지 변신이 신선했습니다.
  • 엠엘강호 2011/03/28 07:58 #

    그게 욕불의 장점이자 매력이죠.. 갖가지 막장의 요소가 있었지만.. 무언가 다른 느낌..
    물론 그 중심에는 윤나영으로 분한 신은경 씨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도 한몫했고요..
    아무튼 '욕불'이 마지막회에서 이래저래 훈훈하게 결자해지 되나 싶었는데..
    마지막 저 시퀀스는 지금껏 윤나영 캐릭터를 함의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 mixsh 2011/03/28 09:22 # 삭제 답글

    뭔가 막장이라 찝찝하면서도 매주 보게 되더라구요~ 신은경의 일품 연기도 한몫했구요~ 욕망의 불꽃 끝나서 엠엘강호님 굉장히 시원섭섭하신듯^^ 3월 28일 믹시 메인으로 가져갈게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엠엘강호 2011/03/28 12:36 #

    막장이라도 다 같은 막장이 아닌 욕불입니다. ~ 은경씨 연기야 제대로 극을 살리는 일등공신..
    그외 다른 배우들 특히 조민기와 조성하 씨도 좋았고, 역시 이순재 회장님의 포스는.. ㅎ
    아무튼 이렇게 6개월의 대장정이 끝나니 정말 후련한 게.. 시원섭섭하긴 합니다. ~
    그 답례?로 이렇게 메인에도 선정해 주시고 감솨요.. 그럼.. 믹시님도 즐거운 한주 되세요.. ~~
  • 2011/03/28 13:2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1/03/28 23:08 #

    먼저.. 정말 오래만이시네요.. XX님.. ~~

    역시 그 명성대로 정하연 할배의 포스는 죽지 않았군요.. 막장을 승화시키는 정통파의 아우라..ㅎ
    욕불의 인기 요인이 다 있었다는.. 그나저나 말씀하신 '아내' 작품은 그런 뒷담화가 있었군요..
    아무튼 '욕불'은 그렇게 해서 명성을 또 이어가게 됐습니다.
  • 지나가다 2011/03/28 14:44 # 삭제 답글

    현명한 결말이라고 보여집니다.
    후반들어 인물들의 성격이나 전개가 크게 흔들려서 작가님이 쫓기듯이 써내려가는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따라서, 나영이가 정죄하고 선인으로 거듭나느냐, 혹은 욕망을 끝없이 부여잡을것이냐는 선택지중
    어떤것을 선택해도 개운치 않았을것이 분명한데
    명확한 답을 남기지 않고 끝난것이 오히려 설득력있게 느껴지네요.
  • 엠엘강호 2011/03/28 23:11 #

    네.. 어찌보면 그것이 정작가님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여운의 결말이 더 낫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더 호불호가 갈리고.. 여튼 제목대로 제대로 여운을 남긴 '욕불'입니다.
  • bluesoup 2011/03/28 22:29 # 답글

    극단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이야기를 짜임새있게 풀어가느냐, 억지로 밀어붙이느냐에 따라 막장인지 아닌지가 결정되겠지요. 다행히 이 드라마는 전자 쪽이었기에 중반부터 합류해서 즐겁게 봤습니다. 처음엔 엄마보고 그런 출생의 비밀 근친 떡밥 막장 드라마 좀 그만 보라고 그랬었는데 어느샌가 같이 앉아서 보게 되던...ㅠㅠ;
    토요일 방영분은 자주 빼먹고 못 봤었는데, 강호님 리뷰 덕에 스토리 잘 따라갔네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 엠엘강호 2011/03/28 23:17 #

    네.. 위의 비밀글에도 있지만.. 그게 정하연 작가님의 능력이자 이야기를 푸는 방식인데..
    그런 면에서 '욕불'은 그렇게 막장으로 치부하기엔 우선 퀼리티나 연출, 연기, 전개 등이 좋죠..
    아무튼 장장 6개월간 1회부터 달려왔는데.. 이렇게 끝나니 주말이 이젠 허전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도움이 되셨다니.. 나름 보람이 있었네요. 미욱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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