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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박시후 '김승유' 캐릭터 무협물인가? └ 사극관련들

이른바 피의 숙청을 불러온 수양대군과 김종서 대감의 맞짱대결 쿠데타 '계유정난'을 그리며, 그 속에서 알게 모르게 핀 원수 집안간의 로맨스를 그린 '공주의 남자'. 수목 드라마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라 8회를 기점으로 김종서가 수양대군 일파에게 전광석화 같은 철퇴를 맞으며 본격 정치사극으로써 인기를 한몸에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주 공주의 남자 11회와 12회만 놓고 보면 갑자기 퓨전극의 마치 무협물를 보는 듯해 거리감이 느껴진다. -(물론 무협물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뭐.. 그들의 헐벗은 식스팩을 보니 갑자기 '추노'도 생각나고, 바다에 뜬 배에서 생고생하는 걸 보면 '해신'도 생각나고, 탈출해서 어떻게 살려는 모습을 보면 '실미도' 영화까지 생각나게 만드는 '공남'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뭇없이 풀어댔다. 기존에 보여주었던 수양대군 역 김영철 중년 연기의 아우라는 잠시 재워둔 채, 그렇게 극 중 남자 주인공 김승유는 불사신처럼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조선시대 핏빛 로맨스를 그린 '공주의 남자', 기본 전제와 중심은 '수양대군'이 잡고 있다.)

그 옛날 조선시대야 하루 아침에 공신이 역적으로도 몰리는 거시기한 세상이었으니, 김종서를 제거한 그들에게 있어 씨를 말려야 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공남'의 주인공 김승유는 구사일생으로 죽지 않고, 대승적 차원에서 강화로 유배를 떠나는 소위 잉여의 몸이 됐다. 이때부터 '공남'은 정통을 벗어나 퓨전의 픽션으로 내달리게 된다. 역사적 기록도 없거니와 어떻게 주인공을 그리냐를 놓고, 한 편의 무협지를 완성한 것이다. 유배지로 떠나는 배에서 왈패들의 살수를 당해 배는 난파당하고 천신만고 끝에 어느 무인도 섬에 불시착. 바로 주인공과 함께 하는 일행들과 살아남기 신공이 펼쳐진다. 계속 뒤쫓는 왈패들을 무찌르고 그 와중에 아비를 죽인 원수까지 한 칼에 죽인다. '다크승유'라는 등, 승유는 절세무공을 지니기 전 복수의 일념으로 이들을 처단하다. 물론 그를 도와준 김뢰하의 멋진 계책까지 한몫하며 승유는 다시 살아났다. 

그렇기에 이런 직관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 드라마가 기존의 정치사극에서 갑자기 모양 빠지게 나가는 무리수라 볼 수도 있다. 물론 제대로 된 픽션의 가미로 재밌게 볼 구석은 있지만, 어쨌든 공남이 그간에 견지해온 묵직하면서도 가슴이 시린 그런 그림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승유쪽 실미도판 그림을 벗어나 구중궁궐 내에서는 계속 수양 일파가 단종을 압박해 들어가고, 심지어 안평대군까지 역모로 몰아 유배를 보내는 중 사약을 사사케 해 죽게 만들며, 이들의 권좌욕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숙주의 아들이자 한성부 판관 신면과 수양의 딸 세령의 혼사를 하루빨리 진행시키려 하면서, 여주인공 세령은 계속 정신나간 듯이 '멍'만 때리고 있다. 관비로 떨어진 김종서의 며느리와 손녀를 불쌍히 여겨 구해주긴 했지만서도.. 세령은 스승님이 바다 속으로 수장됐다는 소식에 모든 걸 포기하기에 이른다.


(두 남자의 생과사를 넘나드는 원초적인 만남과 그 속에서 기사회생한 김승유, 이건 무협인가?!)

김승유를 불사신으로 그리며 픽션으로 급선회한 '공남', 기본을 견지해라!!

하지만 공남의 명실상부한 주인공 김승유는 죽지 않았다.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맹활약한 김뢰하 같은 마초맨을 만나 기적같이 살았고, 그가 객주로 있었는지 몰라도 어느 마포나루 어귀에 있는 기생집 옥빙관에서 몸을 치료하고 추스리며 다시 재기에 나섰다. 그리고 혼자 길을 나서더니 이제는 닫혀버린 자신의 집터를 보고 비장하게 울분을 삭히며, 한때 막역지우였던 신면이 세령을 포옹하는 모습을 보며 또 한번 이를 갈게 되는데.. 과연 그 모습이 이른바 질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적인 되버린 소위 두 연놈에 대한 처단의 표정인지 몰라도, 김승유는 그렇게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렇게 현재 '공남'은 피의 숙청 '계유정난'의 파고 앞에서 정치 사극으로써 이목을 끌더니만, 김종서의 죽음과 동시에 야사에나 볼 수 있는 김승유 캐릭터를 새롭게 각색해 그를 불사신으로 그려내며 요상하게 주목을 받았다. 바다에서 사투를 벌인 '해신'으로, 식스팩을 드러낸 추노 같은 모습으로 마치 무협지를 보듯 주인공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뜻하지 않은 조력자와 함께 살아남은 것이다. 그래서 기존에 '공남'이 견지해온 심플하면서도 담백한 사극이 이젠 너무나 흔해빠진 퓨전사극처럼 보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 주 내용에 국한돼 본다면 그것이 지나칠 정도로 적응이 안 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사극 드라마가 기본 전제로 깔고 있는 수양대군의 권좌에 대한 도전은 계속 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단종과 그의 누이인 경혜공주와 신랑 정종, 그리고 이들을 지키려는 금성대군 세력도 만만치 않아 '공남'에서 권력싸움은 더욱 볼만해졌다. 바로 수양이냐 아니면 금성이냐인데, 그러면서 계속 입술이 타 들어가듯 정신나간 사람처럼 헤매고 다니는 세령은 원치도 않는 신면과의 혼사를 앞두고 있어 꽤 혼미스럽다. 물론 그 입장은 신면도 마찬가지다. 한때 막역했던 친구를 저버리고 대의를 따른 자신의 용단에 대해서 그의 마음도 변치는 않을 터. 하지만 김승유는 살아 남았고, 남자 주인공이기에 이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갈 것이다. 종국엔 대미를 어떻게 장식하느냐가 문제이지만..

어쨌든 이번 주 '공남'은 그냥 지나가면서 쉬어가는 회로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로 보이며 이상한? 눈요기감(식스팩 노비와 트랜스젠더 기생)을 선사했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도 기사회생한 김승유를 통해서 총 24부작 중 본격 2막의 전조를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승유는 소위 끝판왕이 될런지, 아니면 수양대군 앞에서 그 이름처럼 수양버들 같이 흔들리며 무너질지 주목이 된다. 그것이 바로 '공남'을 지켜보는 가장 근원적 매력이다. 그들의 로맨스와 별개로.. 역시 예나 지금이나 권력 앞에선 사람이 살고 볼 일이다. 승유, 어서 정신 차리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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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류시화 2011/08/27 11:45 # 삭제 답글

    이번주는 못봤는데.. 산으로 가는건가요?ㅎㅎ

    잘보고 갑니다
  • 엠엘강호 2011/08/27 12:12 #

    확실히 이번 주 '공남'은 분명 기존의 그림과는 궤를 달리했죠.. 죽을 뻔 하다가 살려야하니..
    이건 뭐.. 해신 모드에 추노를 그린 액션사극?!으로 변모를 했는데.. 그렇다고 내용이 산으로 간 건 아니지만, 그나마 중심축인 한 포스하는 수양대군이 버티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싶네요.. ~
  • 2011/08/27 13:00 # 삭제 답글

    근데.. 이거 원래 퓨전 사극 아니었나요? 초반에 너무 사극처럼 만들어서.. 님이 좀 착각하신듯...
  • 엠엘강호 2011/08/27 13:32 #

    근데 강호의 공남글이 이게 처음이 아니란걸알면 이 포스팅의 느낌?을 알텐데.. 님도 착각하신듯...
  • 즈라더 2011/08/27 14:08 # 삭제 답글

    다음회부터는 좀 더 묵직하게 전개되길 기대합니다.
    헛점도 많았고 분위기도 너무 이상했어요.
  • 엠엘강호 2011/08/27 21:34 #

    분명 이번 주 공남은 기존과는 다른 느낌인지라.. 그래서 이렇게 언급한 건데.. ;;
    저도 애청자로써 앞으로 수양과 금성의 대결과 승유의 복수와 사랑이 어떻게 그려질지..
    계속 기대해 봅니다. 대신 지금처럼 말고.. 무언가 묵직하면서도 울림이 있게 말이죠.. ~
  • ㄴㄴ 2011/08/29 00:20 # 삭제 답글

    그간 너무 정치가 두드러져서 그런데 사실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나 메인스토리는 핏빛을 부르는 계유정난은 비극적 로멘스를 시작하기위한 배경에 불과한거라고 봅니다. 그게 10회까지 너무 길게 끌어져왔다는 점에서...스토리의배분에서 좀 실패한 점도 있어보여요. 그러나 시청자들은 어서 승유가 기운차려서 복수도 하고 사랑도 하기를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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