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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남 16회, 야사집 '금계필담'의 전조가 보인다. └ 사극관련들

가면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수목드라마의 강자 '공주의 남자'가 시청률 20%대에 안착하며 한껏 주목을 끌고 있다. 팩트인 수양대군의 명분없는 쿠테타 '계유정난'의 역사 속 파고 앞에서, 픽션인 원수 집안으로 운명이 갈린 두 남녀의 야사스런 로맨스를 가미시킨 사극드라마 '공남'.. 총 24부작 중에서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달려가며 더욱 극적 재미를 주고 있는 거. 김종서의 막내아들 김승유는 참형을 면하고 강화로 유배를 가는 도중 조석주의 도움으로 죽다가 살아나며 퍼니셔 즉 '복수의 화신'으로 급변, 수양대군 일파를 죽이는데 나홀로 앞장서게 된다. 그 와중에 과거 연인이었던 세령을 잡고 인질극까지 벌이기도 하는 등, 그에게 지금 뵈는 건 없다. 그 첫 타켓으로 온령군 집에 잠입, 단칼에 그를 죽이며 '공남' 16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런데 이번 16회는 유심있게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김승유의 복수극으로 치닫으며 달려가는 모양새를 전체적으로 띄지만, 이런 승유의 복수가 제재?를 받는 듯한 전조를 흘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할 수 있다. 더군다나 16회를 기점으로 드디어 수양이 조카 단종으로부터 양위를 받게 되며 세조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단종을 억압해 들어가더니, 꿈을 이루고 만 것이다. 그 어린 단종은 숙부 금성대군과 자형 정종을 살리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그렇게 무서운 숙부 수양에게 '어보'를 넘기며 "숙부, 부디 성군이 되셔야 합니다."로 권좌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단종애사'는 시작되는 것인가...

어쨌든 수양은 권좌에 올랐다. 그런데 이때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수양의 이런 권좌에 반기를 드는 세력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징옥''이시애'의 난 등이다. 그런데 공남에서는 이런 역사 속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같고, 바로 보이지는 않는 그림자 복수를 하는 '다크 승유'가 있기 때문인다. 그 첫 타겟으로 태종의 3남인 온녕군을 단칼에 처단했고,-(실제 역사에서도 단종1년에 병사했다니 시기상으론 딱이다.)- 밤길에 야습을 감행해 신숙주까지 죽이려고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신면 때문에 파토나고 그와 몇합의 대결을 하게 됐다. 복면을 썼다지만 눈도 버젓이 뜨고 있는데, 벗의 얼굴을 모르다니..ㅎ

이렇게 승유의 복수는 계속 진행이 되는 듯 싶은데, 서서히 그런 복수에 걸림돌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걸림돌이 무엇인지, 야사스런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1. 세령이 아비 수양에게 대든다. "이제 성이 차십니까?"

그렇게 꿈을 부풀었던 권좌에 오른 날, 큰 딸년이 아비의 앞길을 막는다. 세령이 아비에게 쏟아부은 말을 의역하면 대충 이런 모드다. '아부지,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러면 안 되는 거지요..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놓고 오르니, 좋습니까? 이제 성이 차십니까? 어린 조카의 옥좌를 차지하시니 좋으시냐 말입니다.' 이에 수양은 네가 날 오해하고 있다며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세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대든다. "간밤에 대호가 나타났다 들었습니다. 김종서가 살아 있었다면 이렇게 권좌에 오를 수나 있겠습니까? 전, 공주 책봉 따위는 받지 않겠습니다." 이에 수양은 얼굴이 화끈해지더니 나를 더이상 자극하지 말라며 자리를 뜨고, 세령도 신면에 손에 이끌려 그 자리를 피하게 된다. 이로써 부녀지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드라마의 모티브가 됐다는 야사집 '금계필담' 속 이야기를 끄집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금계필담은 조선후기의 대표적 야사집으로 '공남'은 '금계필담' 중 단종실록 편에 수록된 내용에서 따왔다는 점이다. 그 내용을 요악해서 보면 아래와 같다.

수양대군에게 두 딸이 있었는데 그 중 장녀가 세희공주(=세령공주)였으며, 그녀는 아버지가 어린 조카이자 임금인 단종을 죽여 왕위를 찬탈하고 충신 김종서, 황보인, 사육신 등을 살해한 것을 알고 번번이 부친에게 반기를 들다 죽을 위기에까지 몰렸다. 하지만 세희공주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유모와 함께 도망쳤으며, 이후 산속을 헤매다 한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청년은 행색은 남루하나 미목이 수려하고 행동거지에 기품이 있어 둘은 부부의 인연일 맺었다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청년이 바로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김종서의 둘째 손자였다는 것이다.  

즉, 세조의 장녀 세희공주는 세조가 조카를 내쫓고 왕위에 오른 것에 대해 간하다가 아버지의 미움을 사게 되는데, 어머니의 도움으로 궁 밖으로 도망치게 된다. 세희공주는 떠돌다가 평민인 듯 하지만 기품이 있는 나뭇꾼과 만나는데 그 남자가 김종서의 손자였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숯을 구워 팔면서 숨어살았다. 이후 그들이 살던 곳의 근처 온천에 세조가 요양을 오게 되었고 세조는 자신들의 외손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외손자들을 통해 세조는 자신의 딸이 이 근처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던 세조는 김종서의 손자를 정식으로 사위로 인정하고 두 사람을 복권시켜주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버지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공주와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쳤고, 끝내 소식을 알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자, 이렇게 여기 야사의 내용을 보니 느낌이 오지 않는가.. 바로 '공남'이 그려질 내용이 아니 결말이 보이기까지 하는데, 여기 야사의 내용처럼 한다면 세령은 서서히 아비에게 반기를 들며 결국 집에서 쫓겨나든 아니면 스스로 나오든, 그런 그림으로 전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정말로 스승이자 연인인 승유를 만나 행복하게 잘든 아니면 죽든, 그렇게 '공남'이 가게 됨을 이 야사집을 통해서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점에서 본다면 16회에서 권좌에 오르려 집을 나가는 아비에게 대든 세령은 나름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점점 멀어져간 부녀지간...



2. 조석주 왈 "복수가 전부냐, 그냥 그 여자와 도망쳐 살아라.."

마포나루의 유곽 '빙옥관'의 수장이자 왈패들의 우두머리 조석주(김뢰하)는 어떻게 보면 김승유의 멘토?라 할 수 있다. 강화 유배지로 가는 도중 난파된 배에서도 또 고립된 섬에서도 승유를 도와주고 살려준 이가 바로 그다. 그래서 그런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석주는 승유를 동생처럼 대하며 보살피려 한다. 세령을 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잡히는 찰나에도 구출했고, 수양이 왕이 됐다는 소문에 득달같이 나서는 승유를 가로막았던 그다. 그러면서 석주는 말한다. "그놈의 복수가 밥 먹여주냐.. 그래서 왕을 죽이겠다?! 복수가 니 인생의 전부냐.. 이젠 그만 좀 해라.." "차라리 그럴거면, 그 여자랑 도망가서 편하게 살아라.." 이에 승유도 "다 잊고 살고 싶지만, 다 꿈결 같은 이야기다'며 애써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푸념하기에 이른다.


3. 스승 '이개', 복수는 그만 두고 내가 나서서 알아보겠다..

이 대목도 볼만한 장면이다. 15회에서 승유가 절친 정종과 조우하며 회한을 정을 쏟아내더니, 이제는 스승 '이개'와 만났다. 물론 정종의 중간다리가 있었지만, 여기서 '이개'는 실존인물로 사육신 중 한 인물이다. 성상문과 박팽년으로 대표되는 사육신은 바로 단종복위운동을 꾀하다가 세조에게 참형을 당한 신하들이다. 여기 '공남'에서는 성삼문 대신 '이개' 역에 엄효섭이 나와 나름 호연을 펼치고 있다. 제자 승유를 만나면서 리얼하게 한움큼 눈물을 쏟는 게, 그 예전에 변태남? 간사한 역을 했던 인물인지 모를 정도다. 그리고 그는 승유에게 말한다. "이젠 복수는 접어라, 그런 복수는 그만두고, 내가 나서서 알아보겠다"며 제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스승으로써 그를 대한다. 결국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수양에게 대적하겠다는 것인데, 그의 운명도 이미 예견된 것이다. 사육신 중 하나였으니..




'공남'이 갈수록 '금계필담' 속 이야기의 전조를 띄우며 세령과 승유의 재결합?!

이렇게 16회는 '공남' 이야기 전개에 있어 꽤 중요한 회가 아닐 수 없다. 야사집 '금계필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따온 사극 드라마답게, 그 이야기로 가기 위한 전조로 이 세 장면을 통해서 분위기를 한껏 조성한 셈이다. 세령은 아비에게 갈수록 대하는 태도가 무람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고, 조석주는 승유의 앞날이 걱정돼 복수는 그만두고 그 여자와 도망쳐 살라고 언질을 주는 등, 인질극 사건으로 자신의 유곽 빙옥관에 들이친 신면의 부하들을 따돌기 위해서 몸소 나서기까지 했다.

그리고 승유의 스승 '이개'는 사육신 아우라에 걸맞게, 승유 대신 세조에게 반기를 드는 모양새로 나설려고 준비 중에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볼 때, 승유 주변에는 그의 복수를 막으려는 사람과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군다나 16회 말미에서는 승유와 신면이 맞부딪칠 뻔한 상황에서 세령이 그의 손을 낚아채 숨기며 대면하게 된다. 그러면서 둘의 알수 없는 묘한 눈빛의 교환, 승유는 '니가 정령.. 아놔..' 세령은 '스승님 아니 사랑하는 님이여.. 이젠 그만..' 하는 모드.. ㅎ

아무튼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공남'이 아닐 수 없는데, 이른바 '다크 승유'의 복수극이 어디까지 가며 파국을 맞이할지 모르지만, 금계필담을 모티브로 하면서도 이런 복수의 제재를 통해서 그도 서서히 세령에게 다가갈지 모른다. 어디 한 나라의 왕을 죽이는 게 쉽겠는가.. 그리고 세조는 그렇게 암살로 죽은 게 아니거늘.. 그냥 모티브로 한 야사집 '금계필담'처럼 둘이 어디 산속으로 도망쳐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는 게 제일 좋을 듯 싶다. 그래도 남은 8회가 기대되는 '공주의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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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江湖.. : 공남 20회, 세령의 노비 전락 '금계필담'으로 가나? 2011-09-23 09:09:51 #

    ... 풀어주는 연정으로 다시 치닫게 된다. 우선 '금계필담' 그 야사의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게 분명이 느껴지는데..금계필담에 관한 내용 : mlkangho.egloos.com/10774167그렇다고 승유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사육신 형님들과 거사가 수포로 돌아가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그에게는 아직 금성대군(홍일권)이 있다 ... more

덧글

  • 이요 2011/09/09 10:31 # 답글

    그렇지 않아도 온녕군이 진짜 죽었나 궁금하던 참인데 잘 읽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비극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금계필담> 이야기를 들으니 다른 방향의 엔딩도 있겠다는 희망이 드네요.
  • 엠엘강호 2011/09/09 11:13 #

    그러게 말이죠.. 전 뜸을 들이나 싶더니.. 그런 이름 세상에 없다며 단칼에.. ㄷㄷ
    실제 역사에서도 단종1년이라니 맞긴 합니다만.. 이렇게 승유 손에 가시다니.. ;;

    아무튼 '금계필담'이라는 야사 속 모티브라 그런지, 서서히 그쪽에 가게 그리는 느낌입니다.
    16회에서 세령과 조석주, 그리스 스승 이개까지 그 전조를 띄운 셈이죠..
    그렇다고 정말 이 둘이 해피가 될지 아니면 새드가 될지.. 좀더 지켜봐야겠죠.. ~

  • 위장효과 2011/09/09 12:07 # 답글

    염효섭이 아니고 엄효섭입니다. 그런데 엄효섭이 나왔단 말씀이십니까? 히트에서 싸이코 살인마에 떡만공주에서의 책사 염종등등 다크 포스 전문 배우 엄효섭이 이개라니...뭔가 그럴싸한데요^^.
  • 엠엘강호 2011/09/09 18:49 #

    이런 오타가 났네요.. 우선 수정하고.. 공남에서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간간히 세 명의 남자들 스승으로 나오곤 했습니다. 이젠 수양이 권좌에 올랐으니 사육신 대표로 자주 나오겠지요..

    전 히트 땐 못보고, 비담 옆에서 능글거리는 보고.. 포스가 있구나 했는데.. 이후론 비중있는 역으로 간혹 나오더군요.. 옆동네 무사 백동수에서 아부지 백사굉으로 나왔다 역적으로 몰려 죽었고, 여기서는 사육신으로.. 간혹 영화에서도 보이는데.. 아무튼 이분 나름 연기가 좋더군요.. 목소리도 좋고 말이죠.. ~
  • 옥탑방연구소장 2011/09/09 19:34 # 답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나름 해피엔딩인데 아버지의 의도를 오해하고 떠나버리는 마지막이 좀 안타깝네요,
    저도 공남이 야사로부터 출발했다고 들었는데, 가끔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 야사는 정말 허구일까?
    그냥 제 상상인데, 왕의 위치때문에 세령공주의 존재를 서서히 지웠고 , 더군다나 김종서의 아들과 결혼했다면
    왕은 더숨겼고, 허나 백성들은 알고있지만 모른채했고, 그것이 야사를 통해서 쓰여진건 아닌가..머 그런 어이없는 상상? ㅋㅋ 어쨋든 글 잘읽었습니다 ㅋㅋ 링크하고 가요 자주뵈요~
  • 엠엘강호 2011/09/10 12:37 #

    그래요.. 제 모토처럼 강호식 리뷰로 봐주시면 더욱 감솨.. ~

    뭐.. 야사든 정사든 역사 자체가 사실 기록이 남긴 어떤 팩션의 조합이 아닐런지요..
    그것을 후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전승되면서 이야기는 넘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공남'은 팩션 사극으로써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링크 추가요.. ~
  • 옥탑방연구소장 2011/09/10 13:17 #

    글을 잘쓰신것 같아요 ^^
    향후 야사를 통한 사극로맨스가 많이 만들어질거같아요
    ㅋㅋㅋ

    블로그에서 자주뵙길 ^^ 다시한번 글 잘읽었슴다~
  • 엠엘강호 2011/09/10 23:02 #

    잘 쓰긴요.. 한가위 덕담으로 알겠습니다..~
    아무튼 공남 같이 퀼리티 좋은 팩션사극이 계속 나오면 볼만하겠죠..
    그럼 옥연장님도 즐거운 한가위 연휴 되시길요~~
  • 공남팬 2011/09/09 19:47 # 삭제 답글

    어제 못봤는데 이 글을 보니 내용이 확 들어오네요.
    저도 야사를 바탕으로 한건 알았는데 16회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다니... 근데 글을 재밌게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 엠엘강호 2011/09/10 12:19 #

    음.. 그 정도로 내용이 팍팍 들어오셨다니, 강호식 리뷰가 먹혔군요.. ~
    뭐.. 야사 '금계필담'의 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 16회에서는 그런 전조를 깔았고..
    그래서 앞으로 그런 쪽으로 전개가 되거나.. 아니면 각색해서 그릴 수도 있는 것이고..
    아무튼 게속 기대가 되는 '공남'입니다. 그리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솨요.. ~
  • 2011/09/30 07:3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1/09/30 09:39 #

    정말 사랑의 도피로 해피인지 아니면 또 다른 비극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야사 금계필담대로 가는 게 아니라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 거니.. 다음 주에 어떻게든 그려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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