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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남 19회, 사육신의 죽음을 빛낸 세령의 강단 └ 사극관련들

가면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아니, 팩트가 깔린 역사 쪽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몰입감 좋게 지켜보게 만드는 사극 드라마 '공주의 남자'.. 역시나 어제(21일) 방영된 19회에서도 '명품 사극'의 위명답게 그림을 잘 뽑아냈다. 그런 그림도 몇 개가 될 정도로,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싸하게 만들었으니, 팬심에 입각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먼저, 어린 조카 단종에게 자의반 타의반 양위를 물려받으며 권좌에 오른 수양대군, 그 앞에 반기를 든 세력이 있었으니 잘 알다시피 사육신 멤버들이다. 그들의 거사는 역사처럼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참극 속에서 상왕전하의 폐위가 진행되자 수양의 딸 세령은 급기야 아비 앞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더니 인연을 끊겠다는 무리수 아니 강단을 보이며 앞으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이것이 19회가 보여준 주요 장면 중 하나다.



그리고 그런 장면으로 가기 위해서 19회는 꽤 진중하게 그리며 제대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어찌보면 목요일 짝수 회보다 홀수 회가 더 울림이 있는 게 많아 보이는 '공남'이 아닐 수 없다. 사육신 형님들과 거사를 도모하는 일이 김질의 발고로 수포로 돌아간 사이, 이를 모르고 창덕궁을 들이치기로 한 김승유는 예전의 벗 신면과 맞부딪치며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고 말았다. 신면조차도 그간에 사정으로 의심을 해온지라 깜놀하더니, 승유가 '야차를 본 얼굴을 하다니, 그 끝은 너와 수양이다'로 신면에게 선전포고를 하며 물러난다. 이에 신면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골머리를 앓게 되는데.. 이렇게 승유는 이번 거사 실패에서 우선 잡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체는 드러나고 말았다. 신면이 승유가 살아 있음을 수양에게 보고를 올린 거. 수양과 한명회 등 일파들이 놀라며, 추국장에서 가열한 심판이 이루어지는데.. 몸소 나선 수양은 그들에게 역모를 도모한 '김승유가 어디 있느냐', 놈의 은신처를 대라며 이들을 겁박한다. 하지만 이개는 '그녀석이 살아있단 말이냐'로 승유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정종마저 벗의 생사를 도리어 묻는 등, 그들은 승유를 보호하려 했다. 그러면서 좌부승지 성상문은 "역모라니 가당치 않소, 옥좌를 훔친 자의 목을 베는 게 당연한 일, 전하는 이 세상에 단 한 분 뿐이다"로 수양을 심기를 건드린다. 그러자 수양은 그래 '김승유의 행방을 고하지 않아도 좋으니, 날 너희들 군주로 받아 들인다면, 그간에 죄는 묻지 않겠다'며 이들을 어른다.



하지만 사육신이 누구던가.. 역사가 기록한 단종복위운동에 목숨을 바친 자들이 아니었던가.. 일제히 한마디씩 거들며 결국 죽음에 다가선다. 전하를 외치며 수양을 보나 싶더니만, 그것은 바로 단종을 향한 충정의 발호였다. "죽어서 지하에서라도 전하를 옥좌에 다시 앉혀 드릴 것입니다, 전하의 신하로 영원히 남을 겁니다, 죽어서 세종과 문종에게 수양의 죄를 납납히 고하겠다" 등 돌아가며 마지막 유언식으로 쏟아내니, 수양은 앙앙불락되며 어쩔 줄 모르고, 결국 이들을 거열형에 처해 사지육신을 다 찍어 죽이라며, 추국장을 빠져 나온다. 캬.. 사육신의 마지막은 그렇게 비장감있게 그려내고 있던 것이다.

이렇게 사육신이 추국장에서 절개를 지키며 참형을 받기 전 옥사에 갇히자, 이에 승유는 스승 이개와 정종은 물론 사육신 모두가 잡힌 그 옥사를 습격해 그들을 빼내기로 마음 먹는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빙옥관의 조석주 형님을 끌어들여 일을 도모하고, 세령을 만나 호위무사로 변장해 한성부 옥사를 들어가 스승을 찾아갔지만, 돌아온 건 후일을 부탁한다는 이개의 말 뿐이었다. 이들은 잠깐 살고자 그곳을 도망가지는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자신들의 의로운 죽음이 역사에 기록돼 수양이 어떠했는지를 알기를 바란다는 박팽년의 말처럼, 그들은 그렇게 죽음을 각오하고 그곳에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결연한 의지를 옆에서 지켜보는 조석주는 "징하다.. 징해" 하며 이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결국 승유는 이개와 정종을 빼내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세령은 아비 수양 앞에서 자결 아니 머리카락을 자르며, 연을 끊고 궁궐을 나가겠다 선포..)

그리고 19회에서 제일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장면의 이야기이다. 앞에서 봤듯이 사육신이 형장의 이슬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에, 이들의 마지막까지 결연한 의지를 수양과 승유 앞에서 선보인 것으로 대체하며, 사육신은 그렇게 드라마에서 사라졌다. 물론 이 와중에 정종은 다시 살았다. 부인 경혜가 수양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부디 정종의 목숨을 살려주시고 저와 함께 유배지로 보내달라며, 전하의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한 것이다. 이에 수양은 '숨죽이며 살겠다면 그렇게 해주겠다, 대신 그 약조를 어길시에는 네 눈 앞에서 찢어 죽일 것'이라며 정종을 방면했다. 풀려난 정종은 부인을 부둥켜 안고, 사육신을 떠나 보낸 그의 심정을 대변하듯 '오늘만은 마마가 밉습니다'며 통곡하고, 경혜는 '수치스럽게해서 죄송하다' '부디 저와 함께 살아 주십시오'로, 이들은 그렇게 다시 산 목숨 앞에서 목놓아 울었다.

공남 19회, 사육신의 굳은 절개 속 죽음과 수양에게 반기든 세령의 강단

이렇게 사육신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가까스로 정종은 방면이 됐지만, 상왕의 폐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더이상 세령은 아비의 이런 상황을 지켜보기가 힘들었다. 먼저 아비를 찾아가 사육신을 방면할 것과 옥좌를 버리고 낙향하시면 평생 모시고 살겠다며 고분히 의중을 떠본다. 하지만 권좌욕에 미친 수양에게 씨도 안 먹힐 말이다. 그러면서 세령은 "아버님이 제 아버님인 게 너무 괴롭습니다, 차라리 필부의 딸이 낫겠습니다"하며 수양의 심기를 건들고 나선다. 이에 수양은 승유에 미쳐서 빠진 딸년의 거처를 철저히 감시하라며 명을 내리고, 승유와 내통해 내 등 뒤에서 칼을 꽂을지도 모른다며, 사라진 딸년의 그림자를 보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이렇게 딸은 멀어져만 갔으니.. 급기야 올것이 왔다.

드디어 상왕전하를 폐위시켜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보내는 일이 진행되는 가운데, 세령은 또 다시 나서며, 수양이 거하게 한잔하고 있는 자리를 찾아가 선전포고를 한다. "상왕전하를 폐위시킬 것이냐"로 따져 물은 것이다. 수양은 속내로 내 딸년이 참 오지랖도 넓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 이렇게 사사건건 개입을 하니 죽을 맛이다. 그러나 세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들듯이 말한다. "잘못된 길로 들어선 아버지를 바로잡을 힘이 내게 있길 바랐다"면서 "더는 아버님과 부모 자식 연을 이을 수 없다"고 선언한 거. 이어서 세령은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후 "아버지와 인연을 끊어냈다. 더는 자식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궁을 나가 지내겠다"고 말했다. 캬.. 이것은 기존에 공주병으로 세상물정 모르고 날 뛰는 공주가 아닌 제대로 한 나라의 공주로써 강단을 보인 씬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세령은 아비 앞에서 선전포고를 하고 집을 몸소 나서게 됐다. 이것이 정녕 그 '금계필담' 속 야사로 가는 전조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승유와의 관계가 진척이 되는 상황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팩트인 역사처럼 사육신의 거사는 수포로 돌아가 그들은 모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그들을 빼내려던 승유는 스승 이개의 유언을 통해서 더욱더 마음을 굳건히 다지게 됐다. 더군다나 이런 사육신의 죽음을 불러오며 상왕의 폐위를 도모한 아비의 전횡 앞에서, 세령은 무리수가 아닌 한 나라의 공주로써 본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마지막까지 눈길을 끌었다. 그것이 꽤 강단있게 그려지며 앞으로 또 다른 파고를 예상케 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승유와 함께 할려는 시도로 계속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공주병이 아닌 진짜 '공주의 남자', 계속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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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즈라더 2011/09/22 11:17 # 삭제 답글

    남은 이야기가 뻔한 전개가 될것 같아서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_+
  • 엠엘강호 2011/09/22 23:37 #

    뭐.. 역사 드라마인지라 더군다나 아는 야사를 바탕으로 했으니.. 이미 익스큐즈 된 상황..
    그러면서 얼마나 흥미롭고 몰입감 좋게 그리냐가 관건인데.. 공남은 그런 점에서 나름 합격점..
    특히 이번 주 공남은 정말 괜찮았죠.. 조금 전 20회에서 마지막 수양의 반전은 ㄷㄷ... ㅎ
  • 위장효과 2011/09/22 17:05 # 답글

    이렇게 사육신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가까스로 정종은 방면이 됐지만, 상왕의 폐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더이상 경혜는 아비의 이런 상황을 지켜보기가 힘들었다=>경혜가 아니고 세령인 거 같습니다^^;;;.

    극은 점점 흥미를 더해가는데 박시후 연기는 아직도 영...(워낙 옆의 인물들이 쟁쟁해서 그런가) 이제는 문채원까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는데 말입니다^^.
  • 엠엘강호 2011/09/22 23:47 #

    쓰고 나서도 몇 번을 또 읽어보고 하는데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이런 역할 오탈자까지.. 나더군요..
    수정했고요.. 이런 건 의외로 찾기 힘든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요.. ~~

    아무튼 수목에 공남이 있어 참 흥미롭게 재미지네요.. 뭐.. 두 주인공 연기는 전 좋다고 봅니다. 박시후도 이젠 극에 녹아든 게, 그렇게 임팩트는 없어도 딱 그 정도 수준?!.. 문채원은 날로 좋아져서 이젠 아비한테 반기를 드는 역에는 딱이더군요.. ㅎ 어쨌든 어제 포텐에 이어서, 오늘 20회는 좀 스무스하게 나가나 싶었는데, 마지막 수양의 반전같은 한마디는 정말 ㄷㄷ..

    어떡하니 세령아.. 자중 좀 하지 그랬어.. 노비라니..........
  • 위장효과 2011/09/23 15:09 #

    야사에 경혜공주가 노비로 전락-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던데-했던 걸 이쪽으로 차용한 게 아닐까 싶고, 신판관과 승유사이 대립을 더 극대화시키려는 장치로도 쓰려나 봅니다. 아님 야사의 흐름-금계필담에서는 정희왕후가 딸을 내 보낸 것으로 되어 있는데-을 이어나가는 장치로 신판관네 집에 있는 세령을 다크승유가 몰래 구출해서 도망간다든가...

    역대 정희왕후역은 대개 연기력 되는 배우-지난번 양미경씨가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가 맡았는데 이번의 김서라씨도 나름 괜찮네요. 그런데, 다른데서는 김영철씨하고 만나면 대략 아빠-딸 내지 아저씨-조카, 직장상사-부하로 만날 나이차인데 이번에는 부부라니^^;;;;
  • 엠엘강호 2011/09/23 18:17 #

    그런데 그 야사라는 것도 어느 게 정말 야사인지.. 그냥 픽션이라 작가 마음인거죠.. ~
    그리고 이번에 세령 노비 전락은 수양이 승유를 잡기 위한 미끼의 고단수가 아닌가 싶네요..
    어찌보면 신면에게 기회를 준 것일 수도 있고.. 이 상황 때문에 어느 한쪽은 위험에 빠지겠죠..

    그리고 말씀하신 김서라 누님은 저에겐 나름 인지도가 팍.. 칼기 폭파범 김현희를 소재로 한 영화 '마유미'에서 그 역을 맡으면서 각인된 배우.. 이후에도 나름 지적인 이미지에 한때 유명했었는데.. 이제는 이분도 나이가 드시다보니, 이렇게 왕후로도.. 세조의 부인 정희왕후의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튼 공남 재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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