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정통 역사극이 아니기에, 놓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기리에 방영중인 사극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팩트와 픽션을 제대로 버무린 퓨전사극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고 있음을 견지한다면, 그 기본이 되는 뼈대는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수양대군의 명분없는 피의 숙청 '계유정난'의 파고 앞에서 야사스럽게 핀 원수 집안의 두 남녀의 로맨스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작 실존 인물에 대해선 지나치기가 싶다. 그런 점에서 '공남'은 분명 아쉬움이 있다. 이미 이와 관련돼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 단종의 보위를 빼앗는 과정에서 저기 북쪽에서 '이징옥의 난'이라는 중요한 사건이 빠졌다며 언급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건 이야기 전개상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수양에게 당시 대적할 이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수양이 권좌에 앉고 나서는 사실 초반에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역사의 기록처럼 단종복위운동을 꾀하던 사육신의 거사 도모가 수포로 돌아가 그들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이 사건 이후로 수양은 날이 무척 곤두선다. 이런 와중에 큰딸 세령은 아비에게 사사건건 대들고 궁궐을 나가서 승유와 애틋한 연정에 빠져 작당을 하는 등, 그에게는 여러가지 고민을 안긴다. 여기에다 수양의 장남이 각혈을 하며 오늘 내일 하는 신세가 된다.

(98년작 '왕과 비'에서 의경세자 역을 맡은 이광기, '공남'에서 의경세자 역의 권현상)
이 장면에서 눈에 띈 게 있었으니, 바로 세조의 장남 의경세자(훗날 덕종으로 추존) 도원군 '이숭'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다. 아비의 아우라가 그렇게 커서인지, 그는 역사적으로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영민했으나 몸이 병약해 오래 살지 못하고, 방년 20살 꽃다운 나이에 가셨다. 어려서부터 예절이 바르고 글읽기를 즐겼으며 서예에도 능했으나 병약했던 점이 안 좋았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아비가 권좌에 오른 직후 1455년(세조 1년) 세자로 책봉되었고, 서원부원군 한확의 딸 소혜왕후 한씨를 맞아 월산대군과 성종을 낳았다. 그러나 1457년(세조 3년) 9월 병세가 악화돼 21명의 승려가 경회루에서 공작제를 배풀고 병의 치유를 빌었지만 20세로 요절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게 의경세자 도원군은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아비 수양대군이 권좌를 오르는 것도 보고, 또 세자 책봉까지 받고, 또 결혼까지해서 월산대군과 자을산군 성종까지 낳고 돌아가신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공남'에서는 혼례도 안 치르고 마치 총각 귀신으로 돌아가시게 만들고 있다. 그가 각혈을 하며 병석에 누워 있을 때에도 옆을 지키는 이는 부인 한씨(소혜왕후이자 훗날 인수대비)가 아닌 어머니인 정희왕후 윤씨만이 있을 뿐이다. 보시라.. 과거 정통사극 '왕과 비'라는 작품에서는 그 한씨 역을 채시라가 제대로 하며, 계속 병약한 남편의 옆을 지키는 강단있는 역으로 포스를 보여준 적이 있다.

(98년 대표 인기 정통사극 '왕과 비', 채시라의 한씨 역 인상적..)
하지만 여기 공남에서는 그런 한씨의 역할은 찾아봐도 없다. 물론 큰 딸 세령이 주인공이고, 이 딸년 하나로 집안이 쑥대밭이 되는 모양새로 진행이 되다보니 간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경세자는 이후 성종대왕의 아버지가 되는 분이다. 씨만 남기고 돌아가신 것도 아니요, 성종이 태어난 것(1457년 7월 30일)을 보고, 한 달 반 정도 있다가 9월 경에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곧바로 10월에는 단종이 역모를 공모한 혐으로 몰리며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고 죽었다. 바로 한 달 사이로 세조의 아들과 문종의 아들이 죽음을 동시에 맞이한 것이다.
더군다나 세조에게는 여기 장남 이외에 정희왕후 윤씨 소생으로 둘째 아들이 하나 더 있다. 그가 바로 세조에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해양대군 예종이다. 형 의경세자가 20살 나이에 죽었을 때, 그는 8세의 어린 나이로 세자에 책봉되었고, 이후 한명회의 큰 딸과 혼인하고, 1468년 9월 7일에 세조의 선위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바로 즉위 당시 19세였던 그는 어머니인 정희왕후의 수렴청정을 받으며 신숙주와 한명회 등 원상들에 따라 섭정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도 병약해 1년 여 남짓 재위만 유지한 채 20살에 죽었다.

'공남'에서 의경세자는 홀로 죽나? 실제 그는 죽기 전 한씨 부인과 두 아들이 있었다.
물론 여기 '공남'에서는 이런 의경세자의 남동생 해양대군 '예종' 존재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항상 수양대군의 자식들은 장남 도원군과 강단있는 세령 그리고 철부지 의숙공주만 그리고 있다. 사실 역사적 기록대로 2남 1녀의 구도라면 그 세령의 자리에 예종이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 '공남'은 금계필담 속 야사의 주인공 세령을 갖다 놓고 그리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캐릭터 구성이다. 물론 이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이미 드라마가 역사적 픽션으로 견지해오며 참작해달라는 요구가 있듯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극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이때..
극 중의 의경세자가 죽음을 맞이하며 또 하나의 비극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적어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씨 부인과 갓난아기도 없이, 그는 그렇게 홀로 사라지겠지만, 이 사건으로 수양 세조는 극도로 혼란스럽고 심한 우울증에 빠질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누가 자식을 잃고 태연할 수 있겠는가.. '의경세자'의 죽음이 비극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큰 딸 세령마저 말을 안 듣고 사사건건 대들며 날뛰자 신판관 신면에게 노비로 주겠다는 처분을 내렸다. 이것이 승유를 잡기 위한 미끼가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승유는 그런 건 안 따지고 세령을 구하러 신면의 집을 습격할지 모른다.
아무튼 '공남'은 지금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권좌욕에 불타서 오른 수양의 보위가 처음부터 위태롭다. 단종복위운동을 꾀한 사육신들의 거한 반대에 부딪치며 권력을 위협 받았고, 장남 의경세자는 자신의 업보 때문인지 젊은 나이에 요절하며 생을 마감했다. 그것은 이후에 둘째 아들 예종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강단있게 자신의 인생을 살겠다는 세령 앞에서 수양은 속수무책으로 관망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이상 그가 헤어나오기 힘든 형국으로 몰리며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동생의 죽음 앞에서 세령은 어떻게 대처할지, 정작 '공남'은 이런 의경세자의 죽음을 어떻게 묵직하게 그릴지 주목해 본다. ~
하지만 그건 이야기 전개상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수양에게 당시 대적할 이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수양이 권좌에 앉고 나서는 사실 초반에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역사의 기록처럼 단종복위운동을 꾀하던 사육신의 거사 도모가 수포로 돌아가 그들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이 사건 이후로 수양은 날이 무척 곤두선다. 이런 와중에 큰딸 세령은 아비에게 사사건건 대들고 궁궐을 나가서 승유와 애틋한 연정에 빠져 작당을 하는 등, 그에게는 여러가지 고민을 안긴다. 여기에다 수양의 장남이 각혈을 하며 오늘 내일 하는 신세가 된다.

(98년작 '왕과 비'에서 의경세자 역을 맡은 이광기, '공남'에서 의경세자 역의 권현상)
이 장면에서 눈에 띈 게 있었으니, 바로 세조의 장남 의경세자(훗날 덕종으로 추존) 도원군 '이숭'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다. 아비의 아우라가 그렇게 커서인지, 그는 역사적으로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영민했으나 몸이 병약해 오래 살지 못하고, 방년 20살 꽃다운 나이에 가셨다. 어려서부터 예절이 바르고 글읽기를 즐겼으며 서예에도 능했으나 병약했던 점이 안 좋았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아비가 권좌에 오른 직후 1455년(세조 1년) 세자로 책봉되었고, 서원부원군 한확의 딸 소혜왕후 한씨를 맞아 월산대군과 성종을 낳았다. 그러나 1457년(세조 3년) 9월 병세가 악화돼 21명의 승려가 경회루에서 공작제를 배풀고 병의 치유를 빌었지만 20세로 요절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게 의경세자 도원군은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아비 수양대군이 권좌를 오르는 것도 보고, 또 세자 책봉까지 받고, 또 결혼까지해서 월산대군과 자을산군 성종까지 낳고 돌아가신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공남'에서는 혼례도 안 치르고 마치 총각 귀신으로 돌아가시게 만들고 있다. 그가 각혈을 하며 병석에 누워 있을 때에도 옆을 지키는 이는 부인 한씨(소혜왕후이자 훗날 인수대비)가 아닌 어머니인 정희왕후 윤씨만이 있을 뿐이다. 보시라.. 과거 정통사극 '왕과 비'라는 작품에서는 그 한씨 역을 채시라가 제대로 하며, 계속 병약한 남편의 옆을 지키는 강단있는 역으로 포스를 보여준 적이 있다.

(98년 대표 인기 정통사극 '왕과 비', 채시라의 한씨 역 인상적..)
하지만 여기 공남에서는 그런 한씨의 역할은 찾아봐도 없다. 물론 큰 딸 세령이 주인공이고, 이 딸년 하나로 집안이 쑥대밭이 되는 모양새로 진행이 되다보니 간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경세자는 이후 성종대왕의 아버지가 되는 분이다. 씨만 남기고 돌아가신 것도 아니요, 성종이 태어난 것(1457년 7월 30일)을 보고, 한 달 반 정도 있다가 9월 경에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곧바로 10월에는 단종이 역모를 공모한 혐으로 몰리며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고 죽었다. 바로 한 달 사이로 세조의 아들과 문종의 아들이 죽음을 동시에 맞이한 것이다.
더군다나 세조에게는 여기 장남 이외에 정희왕후 윤씨 소생으로 둘째 아들이 하나 더 있다. 그가 바로 세조에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해양대군 예종이다. 형 의경세자가 20살 나이에 죽었을 때, 그는 8세의 어린 나이로 세자에 책봉되었고, 이후 한명회의 큰 딸과 혼인하고, 1468년 9월 7일에 세조의 선위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바로 즉위 당시 19세였던 그는 어머니인 정희왕후의 수렴청정을 받으며 신숙주와 한명회 등 원상들에 따라 섭정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도 병약해 1년 여 남짓 재위만 유지한 채 20살에 죽었다.

'공남'에서 의경세자는 홀로 죽나? 실제 그는 죽기 전 한씨 부인과 두 아들이 있었다.
물론 여기 '공남'에서는 이런 의경세자의 남동생 해양대군 '예종' 존재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항상 수양대군의 자식들은 장남 도원군과 강단있는 세령 그리고 철부지 의숙공주만 그리고 있다. 사실 역사적 기록대로 2남 1녀의 구도라면 그 세령의 자리에 예종이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 '공남'은 금계필담 속 야사의 주인공 세령을 갖다 놓고 그리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캐릭터 구성이다. 물론 이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이미 드라마가 역사적 픽션으로 견지해오며 참작해달라는 요구가 있듯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극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이때..
극 중의 의경세자가 죽음을 맞이하며 또 하나의 비극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적어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씨 부인과 갓난아기도 없이, 그는 그렇게 홀로 사라지겠지만, 이 사건으로 수양 세조는 극도로 혼란스럽고 심한 우울증에 빠질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누가 자식을 잃고 태연할 수 있겠는가.. '의경세자'의 죽음이 비극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큰 딸 세령마저 말을 안 듣고 사사건건 대들며 날뛰자 신판관 신면에게 노비로 주겠다는 처분을 내렸다. 이것이 승유를 잡기 위한 미끼가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승유는 그런 건 안 따지고 세령을 구하러 신면의 집을 습격할지 모른다.
아무튼 '공남'은 지금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권좌욕에 불타서 오른 수양의 보위가 처음부터 위태롭다. 단종복위운동을 꾀한 사육신들의 거한 반대에 부딪치며 권력을 위협 받았고, 장남 의경세자는 자신의 업보 때문인지 젊은 나이에 요절하며 생을 마감했다. 그것은 이후에 둘째 아들 예종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강단있게 자신의 인생을 살겠다는 세령 앞에서 수양은 속수무책으로 관망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이상 그가 헤어나오기 힘든 형국으로 몰리며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동생의 죽음 앞에서 세령은 어떻게 대처할지, 정작 '공남'은 이런 의경세자의 죽음을 어떻게 묵직하게 그릴지 주목해 본다. ~
덧글
그런데, 정작 의경세자는 총각으로 죽는다는 거.. 한씨 부인과 두 아들이 있었거늘..
아무튼 '공남', 그 장남의 죽음으로 수양과 세령의 대립은 또다시 위기에 처해질 것 같네요..
미치르님이 언급하셨지만 한 번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이름만 나온 적은 있습니다. 아마도 나올지 안나올지는...
야사에서는 세조의 꿈에 단종의 모친 현덕왕후가 나타나서 저주-니가 내 아들 죽였으니 나도 니 아들 죽이겠다!-한 뒤 의경세자가 죽자 능을 파헤치고 신위도 불살랐다 뭐 이런 내용도 있지만 언급하신 대로 먼저 죽은 게 의경세자...실제로는 현덕왕후의 친정이 사육신등과 함께 단종복위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서인으로 강등하면서 신위가 불태워졌지요.
그래도 무엇보다 여인천하에서 명종의 모후 문정왕후 역에서 "메.. 야.."가 압권.. ㅎ
아무튼 여기 '공남'에서 의외로 수양대군의 가족사가 조금은 허술하게 그리고 있어서 아쉽긴 하네요.. 그 어린 해양대군이 나올지도 의문이고, 의경세자는 정말 총각귀신으로 죽을런지 말이죠.. 뭐.. 세조가 형수인 현덕왕후에게 시달린 건 역사 이야기에 단골메뉴.. 여기서도 그렇게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그럼 세조 사후까지.. 연장이 답이네요.. ~
단종을 돌봤다고 할 수 있는 혜빈양씨도 전혀 안나오고 단종의 비였던 정순왕후도 언급조차 없습니다. 역사인물들은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몇몇만 남기고 다 삭제했다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24회라는 비교적 적은 횟수로 많은 사건이 있었던 세조집권기를 그려야되고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커플들의 애절한 러브신에 집중해야 하니까 그런거 같습니다.
아무튼 승유와 세령의 로맨스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보죠..
한명회의 첫째딸이 아니라,,,셋째딸아닌가요?....전 그렇게 알고 있는데..
(정치적관계에서, 세조, 정희왕후, 한명회의 연결고리인 셈이긴 합니다만,,,,,)
성종의 부인도 역시, 한명회의 넷째딸 공혜왕후,,,,
한명회도 역시 수양대군(세조)처럼...피를 많이 묻혀서,,
자식들이 일찍 단명하네요....인과응보...
뭐.. 어쨌든 한명회는 두 딸을 왕비로 만들며 권세를 계속 누리려 했지만.. 말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