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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남 22회, 이민우·홍수현 '경종라인'이 살렸다. └ 사극관련들

긴 호흡으로 가지 않는 사극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드라마들이 그렇듯 처음 시작과는 다르게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면서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지금 인기리에 아니, 이제 2회 만을 남겨둔 사극 드라마 '공주의 남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복수심에 불타던 '다크 승유' 김승유의 복수는 몇 번을 실패해도 오뚜기처럼 또 일어나 계속 거사 도모에 배회를 하더니 결국 이른바 민폐 캐릭터로 돌변했고, 둘이 도망치면서 딥키스를 세 번이나 남발하며 사랑에 빠지고 있을 때, 승유의 막역지우 정종은 위기에 처해 죽음으로 내몰렸다. 거기서 화살만 안 쐈어도..ㅎ

그러면서 그 죽음에 몰린 정종과 경혜는 그동안 쌓아왔던 애절한 연정의 포텐을 제대로 터뜨리며 눈길을 단박에 끌었다. 임신한 아내를 홀로 두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남자의 심정, 그리고 그런 남자를 놓아주어야 할 아내의 심정, 어떻게 말로 설명이 필요할까.. 그러면서 그 정종 역에 이민우는 역시 아역시절부터 연기 경력의 포스를 제대로 보여주며, 때론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물론 그에 호응한 경혜 역의 홍수현은 눈물과 입떨림은 계속돼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어떻게 보면 유령커플(승유와 세령) 보다 이 경종라인(경혜와 정종)이 더욱 애절해 보이는 건 왜일까.. 이들이 바로 무너져가는 '공남'을 살린 진짜 주인공이다.


(형장으로 끌려가는 정종의 모습을 애처롭고 애절하게 바라보는 경혜, 역사는 이들을 기억하고 있다.)


(경혜의 남편 정종은 역사처럼 능지처참 되었다. 허리도 안 좋다는데 이민우 호연을 보였다.)

바로 위 사진이 어제(29일) 방영된 22회 '공남'의 주요 장면 중 하나다. 그렇다. 역사의 기록처럼 영양위 '정종'은 그렇게 가셨다. 단종복위운동을 꾀하는 사육신 형님들과 거사를 도모하다가 죽을 뻔 했지만, 부인 경혜가 숙부 수양에게 무릎을 꿇고 피눈물을 쏟으며 목숨을 구걸해 죽다 살아났다. 하지만 그는 유배지에서도 금성대군과 거사를 다시 도모해 이일에 생애를 걸었다. 그것은 부인 경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 승유와 세령이 예전의 연정에 빠지며 정종네 집을 찾아온 게 화근이 됐다. 신면이 빙옥관을 들이쳐 도망친 루트를 알아내 이들을 추격하기에 이르렀고, 맞닥뜨린 상황에서 세령까지 다시 잡히고 만다. 그리고 먼발치에 화살을 조준한 승유는 분을 참지 못하고 신면을 맞춘다. 그리고 일대혼란이 이는 통에, 승유와 세령은 또 다시 도망가는데..

'공남' 22회, '경종라인'이 살린 애절하고도 의연한 죽음의 호연이 돋보였다.

하지만 일은 벌어졌다. 유령커플을 숨겨준 정종의 죄도 죄지만, 신면과 다툼 끝에 거사를 도모할 격문이 발각되면서, 정종은 빼도 박도 못하게 되버렸다. 바로 한성부로 압송 크리, 친구 하나 살리자고 그 친구가 죽을 판이다. 이때부터 정종과 경혜의 면회와 생을 하루 앞둔 깊고 깊은 대사들이 오간다. '내 죽음을 돌이킬 수 없습니다', '살고 싶지 않으십니까', '살고 싶습니다. 죽도록..', '허나 승유가 이곳에 온다면.. 승유에게는 참형일을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등, 정종은 각오를 한 듯 경혜를 달랬고, 경혜는 그런 서방님을 바라보며 이를 꽉 깨물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을 뿐이다. 왜 우리가 이토록 고초를 겪어야 하는 것일까..

그러면서 정종은 마지막까지 의연하게 대처했다. 곧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짓겠다며 부인에게 유언을 남긴다. "마마를 끝까지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로 대신하며 이들은 그렇게 마지막을 고했다. 그리고 세조가 직접 참관한 형장에서도 정종은 역사의 기록처럼 호방하게 꾸짖는다. "수양은 똑똑히 들어라, 비록 내 육신은 갈갈이 찢겨죽으나, 내 영혼은 수양 네 놈을 꿈 속에서도 괴롭힐거다. 네놈 후손 또한 내내 고통을 당하리라" 며 독설을 내뿜고 정종은 거열형에 처해져 처참하게 돌아가셨다. 차마 '혈의 누'처럼 목불인견의 상황이 보이나 싶었지만, 바로 화면은 전환됐고 뒤늦게 이 참형 소식을 듣고 달려온 승유만이 땅바닥에 앉아 목놓아 오열할 뿐이다. "종아, 네 혼자 가면 어떡하라고.. "

이렇게 정종은 역사처럼 사라졌다. 부인 경혜는 역시 관비로 떨어졌고, 이 처형 이후에 영월로 유배간 단종 즉 노산군까지 사약을 내려야 한다는 한명회의 주장에 수양은 곧바로 금성대군은 물론 노산군까지 사약으로 처단하며 죽인다. 아주 전광석화 같이 내리 세 명을 죽인 빠른 전개가 아닐 수 없는데.. 그렇다면 수양의 유일한 적은 바로 김승유만 남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언급이 되며 눈길을 끌었다. 바로 금성대군까지 죽은 마당에 총통위를 움직일 방도가 없어지자, 승유는 박부장의 권유로 저기 함길도에서 병마절도사를 지낸 장군 이시애를 만나기로 한다. 바로 '이시애의 난'이 언급된 것이다. 다음 주에 어떻게 그릴지..


(스승님 이러시면 안 되시와요..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 이젠 하나가 될 때요..)

둘이 합방 후, 다시 마지막 거사를 향해 달려가는 승유, 이들은 어떻게 될까?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젠 자신의 혹처럼 달고 다니던 세령이 문제다. 물론 승유는 함길도까지 그녀를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 않다. 함께 하는 거사자들이 수양의 딸임을 알고 나서는 안 된다고 했기 때문. 그래서 승유는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그녀와 영원히 함께 하겠다고 했는데, 따로 떼어놓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고심을 간파한 세령은 승유에게 밤마실을 또 나가자며 말을 태워달라고 한다. 전직 '애마부인'도 아닐텐데 참 말을 좋아하는지, 자세나 표정이 한결 같다는..

그리고 비가 갑자기 쏟아져 어디 허름한 초가집에 들른 두 사람.. 저번 들숲에서처럼 먼저 불을 켜고, 몸이 젖은 세령을 다른 옷으로 깜싸안은 승유, 둘이 무언가 낌새가 아니 므훗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사이, 세령은 알아서 먼저 말한다. '자신은 짐이 될 거라며 갈 수가 없다'고.. 그러면서 "오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러자 승유도 "내가 꼭 다시 데리러 가겠소." 그리고 그녀의 옷을 다시 거두어내다가 한꺼풀 벗겨지는 세령의 상반신 쇄골과 등짝, 그리고 그 예전 흉터에 키스를 날리는 승유.. 캬.. 드디어 합방을 하는 것인지, 그럴만도 하다. 지난 회에서 풍찬노숙 중에도 딥키스를 두 방이나 날렸고, 이젠 비바람을 막아줄 거처도 있으니 그 거사만 치르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여기서 '공남'은 끝났다. 예고도 없이.. ㅎ

이렇게 이번 주 '공남'은 롤러코스트를 타듯 시청자를 실망시켰다가 뭉클하게 만들었다가 다시 묘한 그림으로 마지막을 지켜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22회에서 누가 뭐래도 바로 '경종라인'이 보여준 의연한 자태다. 그렇게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애절함이 배어나오는 그런 분위기는 쉬운 게 아니다. 생과사를 넘나드는 그 현장에서 이들이 주고 받은 심플한 대사들은 지켜보는 이를 뭉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21회에서 유령커플이 보여준 딥키스 세 방의 그런 씬과는 다르게, 진정 애끊는 연정이 무엇인지, 죽음을 제대로 맞이한 정종 역의 이민우야말로 이번에 주인공이었다. 물론 연신 눈물과 입떨림 연기가 일품인 홍수현도 마찬가지고..

어쨌든 이제 남은 건 '유령커플'의 부활이다. 이제는 민폐 부릴 것도 없다. 다 죽었으니 말이다.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수양에게 대들다 장렬히 전사할지, 아니면 정말로 둘이 도망가 살지..
다음 주 '공남'에서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해 본다. '이시애의 난'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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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돌 2011/09/30 11:29 # 답글

    죄송하지만 오타 지적 하겠습니다.
    "정아, 네 혼자 가면 어떻하라고.. " → "어떡하라고"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되지만, "어떻해"는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도 알 수 없는 괴이한 말이지요;;
    엠엘강호님 포스팅은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 엠엘강호 2011/09/30 11:56 #

    그 예전에도 지적이 있어 고치며 애썼는데.. 이번에도 실수를.. 수정했고요.. ~

    아무튼 어제 공남 22회는 이민우와 홍수현의 경종라인이 살린 한 판이었습니다.
    승유와 세령, 유령커플 그들은 정녕 유령으로 남을 것인가.. ;;
  • 유돌 2011/09/30 12:43 #

    공남 첫 방영 때는 앞으로 너무너무 재밌어질것 같은 예감이라 친구에게도 강추했는데 정작 전 다음주부터 바로 시들해졌습니다ㅠ 그뒤론 띄엄띄엄 보고 있는데요. 홍수현은 정말 미스캐스팅이라고 생각했을만큼 기대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문채원보다 감정선을 따라가기 쉽더군요. 메인커플보다 서브-라고 하기엔 비중이 크나요-에 감정이입이 더 잘되다니, 이거참...
  • 엠엘강호 2011/09/30 17:49 #

    그쵸.. 분명 공남이 처음보다 퀼리티가 떨어진 티가 좀 나죠.. 역시 유종의 미가 어려운 건지..
    그래도 여러가지 의미로 공남은 볼만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네요.. 아직 2회가 남았지만..
    역시 서브커플이었던 경종라인의 호연이 메인을 커버할만큼 그런 요소도 작용했고요.. ~
  • 즈라더 2011/09/30 12:04 # 삭제 답글

    홍수현씨...+_+

    솔직히 반란이 들통나는 과정이 어처구니없어서 좋은 평가는 못 내리겠습니다..-_-;;
    개인적으로 이대로 진행되면, 이 작품은 100% 용두사미라고 생각해요.
  • 엠엘강호 2011/09/30 12:29 #

    홍수현의 입떨림 연기는 지존.. 채원 양은 그게 안 된다는.. ;;

    뭐.. 그 부분은 갑툭튀도 아니고, 다툼 속에 툭 튀어나온 거사의 격문.. 스피드하게 가야죠.. ㅎ
    아무튼 20회 전후부터 욕을? 먹기 시작한 공남인지라.. 이젠 유령커플의 처리만을 기다릴 뿐..
  • 디핀 2011/09/30 12:37 # 답글

    공남은 챙겨보지 않고 부모님 보실 때 띄엄띄엄 보는 정도지만.....
    어제 '경종라인'이 마지막 아이컨택트 때 보여준 미소에 눈물이 나올 뻔 했어요.
    마지막은 웃으면서...라는 모습이 참...
  • 엠엘강호 2011/09/30 17:51 #

    그쵸.. 꽤 몰입감 좋게 뭉클하게 만든 '경종라인'이었습니다. 이견은 없죠..
    이민우 역시.. 아역시절부터 아우라가.. 하지만 크게 뜨질 못하니.. ;;
  • 2011/09/30 12: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엠엘강호 2011/09/30 17:53 #

    그러게요.. 종아라고 불렀는데.. 웬 강호의 여친느님의 이름이.. 정아라니.. ㅎ

    아무튼 사랑에도 방식이 여러가지 있기 마련입니다만.. 역시 대놓고 표현보다는..
    경종라인처럼 절제미를 더한 표현 방식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위장효과 2011/09/30 13:37 # 답글

    제목 "공주의 남자"에서 가리키는 공주는 경혜공주고 남자는 정종이다, 사실 제작진의 기획의도는 이겁니다!!!!(퍼퍼벅)

    두 서브가 워낙 연기를 잘 해놔서 주연들 연기를 가려버렸지요. 이민우는 이제 하차했지만 자기 역할 다 하고 내려가는 선발투수의 포쓰가 풍깁니다.(퀄리티 스타트 확정!)

    앞서 포스팅하신 대로 이징옥의 난은 흔적도 없이 언급도 없이 지나갔는데 다른 중요한 사건인 이시애의 난은 잘 이용하려는군요. 과연 야사대로 진행할런지 아님 아비 앞에서 딸이 눈맞은 사내놈과 장렬한 최후를 맞이할런지 궁금합니다.
  • 엠엘강호 2011/09/30 17:59 #

    맞아요.. 진짜 '공주의 남자'는 승유가 아닌 '정종'이었다는.. 그런 제목으로 뽑아볼 걸.. ;;

    경종라인이 서브라곤 하지만 메인급 이상이었죠.. 그에 따라 호평도 많았고요.. 다만 메인이 못하기 보다는 이들의 아우라가 더 빛났기 때문인데.. 뭐.. 이제 2회만 남았으니.. 언급대로 이시애의 난을 어떻게 그려낼지 말이죠.. 나름 기대가 됩니다. 근데 이시애 난은 세조 말년 13년에 난 거고,영양위 정종도 6년에 죽었고.. 아무튼 '공남' 다음 주에 마무리를 잘 하기를..
  • FrontierJ 2011/09/30 13:51 # 답글

    진짜 공남은 이민우인듯하네요 주인공들을 전부 다 집어삼키는 서브케릭이라니;;
  • 엠엘강호 2011/09/30 18:01 #

    그러게요.. 어제 보고 난 후에 반응들이 다들 그렇게 뽑아내더군요.. 공남은 정종이었다..
    아역시절부터 연기 내공에 그동안 사극도 솔찮이 해오다보니, 역시 아우라가 있더군요.

    민우 동상, 수고했네 그려.. ~
  • 을파소 2011/09/30 19:34 # 답글

    어제 정종이 죽기 전 수양에게 호통치는 장면은 카리스마 연기로 둘째 가리면 서러울 김영철에게도 밀리지 않는 위엄이 느꼈습니다. 그러면서도 애절한 연기도 완벽하니 중견 연기자가 아닌 이상 이민우를 넘을 연기를 못 보여주는 게 더 당연하죠.
  • 엠엘강호 2011/10/02 00:14 #

    그 씬이 바로 역사에도 기록된 폭풍독설이라고 하던데.. 역시 이민우의 연기로 더 빛을 받았죠..
    이래서 사극도 해본 사람이 나은 게.. 아무튼, 그는 이젠 갔지만 다음 주 '공남'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지..
  • 잠본이 2011/10/02 21:24 # 답글

    그 옛날 '꾸러기' 시절부터 이민우를 보아온 시청자에게는 유달리 감회깊은 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영 주목을 못 받았는데 이번에는 그대로 약간이나마 조명을 받았으니...
    (허리 치료 잘 해서 빨리 낫고 더 좋은 연기 보여주길 바랄 따름)
  • 엠엘강호 2011/10/03 11:08 #

    그래요.. 이민우와 비슷한 연배들에게 그는 남다른 감회를 주는 배우이기도 하죠..
    활동 등 연기력은 항상 인정받아 왔지만.. 무언가 임팩트가 부족했는데.. 이번에 '공남'에서는..
    아무튼 추간판장애를 딛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동과 연기를 보여주길 바래요.. 민우 동상...
  • 냥냥 2011/10/09 13:18 # 삭제 답글

    리뷰 잘봤습니다 저도 22회 정경커플때문에 맘이 아파 보는내내 눈물을 떨구고 있었죠 진정공주의 남자는 정종이었던거같아요..ㅠ-ㅠ 아직도 정종을 생각하면 맘이 아프네요ㅜ 정종이 죽을때 경혜를 바라보던 표정이 잊혀지지 않네요 방송내내 이민우씨와 홍수현씨는 진짜 정종과 경혜가 된 것만 같았습니다.ㅠㅠㅠ 대단한 배우들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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