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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 제왕의 첩, 애욕이 서린 궁중정사(政事)의 맛 └ 한국영화들



무더운 여름의 길목에서 한껏 열기를 뜨겁게 달굴 한 편의 궁중사극을 표방한 영화 '후궁 : 제왕의 첩'.. 제목부터 아니 개봉 전부터 <방자전>의 히로인 '조여정' 2년 만에 출연작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다. 그 중심에선 바로 파격의 노출과 정사신으로 주목을 끌었고, 또 그렇게 홍보가 된 이 영화의 장르는 보시다시피 궁중사극이다. 드라마에서 흔하게 봐온 그런 궁궐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금을 지향한다. 온 가족이 보는 드라마와 다르게 여기엔 욕망과 욕정을 아우르는 애욕(愛慾)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면서 애욕의 정사(情事)광기의 정사(政事)를 혼합시킨 군상극으로 치달으며 주목을 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주요 플롯이다. 기실 사극이라서 역사적 배경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여기선 그런 시대적 배경이 중요치 않다. 고려나 조선인지 몰라도, 극강의 궁중미학(?)을 선보이며 그 시대에 궁궐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담아냈다는 점에서 '후궁'의 관전 포인트는 다채롭다. 본격 성인들을 위한 애욕과 잔혹의 경계에서 구궁궁궐은 관객 앞에 까발리듯 시전됐다. 그것이 영화 '후궁' 본연의 맛인 것이다. 기대를 한껏 모았다가 정작 기대에 못 미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는 차원이 다른 이게 바로 욕망이 아니였을까..



여기 세 명의 주인공들이 있다. 하나는 만인지상의 임금 군왕이요, 하나는 그런 군왕의 형수가 되시는 마마요, 그리고 군왕을 모시게 된 대전내시.. 이것이 영화 속에서 곧바로 보여지는 캐릭터다. 하지만 짧은 시놉시스에 나온 것에 살을 덧붙이면 군왕의 형수가 되는 '화연'(조여정)은 살기 위해서 변해야 했던 여인으로 애욕의 경계에서 판타지하게 넘나든 욕망의 대상이다. 이복형(정찬) 죽음으로 왕권을 물려받았지만 대비마마(박지영)의 섭정으로 허수아비 앞에 지나지 않은 '성원대군'(김동욱)은 권력과 사랑 앞에 벌거벗은 씨돼지같은 왕이었다. 그리고 남자의 정체성마저 잃고 고자가 되버린 대전내시 '권유'(김민준)는 모든 걸 빼앗긴 남자다. 이런 세 명이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그려낸 미친 욕망적 드라마가 '후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온리 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쥐도새도 모르게 사람이 죽어나갈 수 있는, '미치치 않고는 살 수 없는 궁'이라는 컨셉을 따르기에, 죽기 전엔 나갈 수 없는 궁중정사(政事)의 미친 욕망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바로 그 중심에서 권력욕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원래 화연은 권유의 남자였다. 하지만 궁에 들어와서 그녀는 제왕의 첩 '후궁'이 되었다. 그렇다고 권유를 잊지는 못했다. 이런 사실을 처음엔 몰랐던 성원대군이 이들 사이를 알게 되면서 광기를 보인다. 그렇다면 이건 전형적인 삼각관계가 불러온 애욕적 파국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애욕의 정사는 후궁 '화연'을 통해서 상상으로 그려낸 일종의 어그러진 탐닉이다. 아무리 콩가루같은 왕족사라도 어디 형수를 범할 수 있으리오.. (뭐, 심심치 않게 있긴 했어도..) 성원대군은 나름 잘 참아냈다. ㅎ



하지만 화연마마를 모시던 몸종 금옥(조은지)을 범하면서 성원대군은 형수를 상상 이상으로 탐닉했다. 그 맞은 편에 확연한 신기루처럼 권유와 화연이 임팩트한 정사신을 벌이고 있으니, 왕은 그 허상에 광기어린 사정을 몸부림치며 보인다. 이 장면은 일견 '방자전'에서 류승범이 분한 이몽룡이 향단이 류현경을 범했던 그 '릴리셔스'를 뛰어넘는 정사신이었다. 조은지 처자의 마른 가슴과 몸매가 다 드러날 정도로, 나름 열연을 펼쳤다. 여하튼 성원대군은 형수를 사랑했다. 하지만 가질 수 없었다. 화연이 언급한 것처럼 진정한 왕이 되기 전까진...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 대비마마(박지영)는 이런 애욕의 정사(政事)를 광기의 정사(政事)로 바꾸며 중심에 섰다. 아들을 왕위에 앉혀놓고도 섭정을 통해서 군림하는 그녀는 권력의 정점이었다. 그래서 자신과 관련된 정적 제거에 앞장서며, 화연의 아비 부원군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는 등, 대비마마 앞에서 죽어나간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지하 어디에 음습한 감옥을 만들어 놓고, 흑막정치를 편 그녀는 구중궁궐 정사(政事)의 대표였다. 결국 이런 어머니를 모시고 조종당하는 성원대군은 서서히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드러낸다. 그런 성원대군의 유연함 속에서 강인하게 변모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시종일관 권좌를 놓치 않으려는 젊은 대비마마로 분한 박지영의 카리스마는 미친 존재감으로 부각되며 '후궁'의 맛을 살렸다.

 


그렇다면 영화는 이들의 얽히고 설킨 정사(情事)와 정사(政事) 사이를 어떻게 귀결시키고 맺었을까.. 이른바 흔한 '궁중잔혹사'로 치부되더라도, 어디까지나 그것은 한낱 욕망에 지나지 않음을 상기한다면 '후궁'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위의 장면처럼 마지막에 성원대군이 형수 화연마마와 갖는 그 애욕의 파국이 그런 게 아니겠는가.. 뭐, 보면 안다. 반전 아닌 반전이 있다. 참고 살며 또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서 변함을 택한 여자 '화연'은 그렇게 애욕과 광기의 정사(政事) 앞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이것이 본 영화가 견지해낸 최고의 하이라이트이자 격정인 셈이다. 이렇듯 '후궁 : 제왕의 첩'의 궁중정사를 다룬 일종의 욕망적 드라마다. 현대물이 보여주는 그런 그림과는 다르게 차별성을 두며 고전미를 살리는 예술성으로 장르적 성취감을 뽑아냈다.

제왕의 첩 '후궁', 욕망과 애욕이 서린 궁중정사(政事)의 맛을 살린 퓨전사극

이것은 <번지 점프를 하다><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셈세함과 격렬함 속에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종일관 주목을 끌었다. 궁중미술과 음악을 접목시킨 촬영기법과 의상 등의 비주얼은 또 하나의 영상미학과도 같다. 더군다나 이런 류의 대하사극이라면 긴 호흡으로 갈 이야기를 2시간 안에 간결하면서도 스피드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영화다운 매력 또한 충분히 발산됐다. 다만 전개 과정에서 흐름이 끊기는 듯한 허점이 있어도, 각 씬마다 의미는 적절했다. 여기에 주인공 세 명, '김동욱 조여정 김민준'의 앙상블이 빚어낸 조합은 볼만했고, 연기파 조연들 이경영과 박철민, 그리고 금옥이 조은지의 파격 변신과 카리스마 대비마마 박지영의 모습은 극을 이끌어나가는데 충분했다. 결국 고전해학이 묻어나는 그런 사극이 아닌, 진중하면서도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으로 변신한 궁중정사(政事)의 맛을 나름 보여준 '후궁 : 제왕의 첩'이라 감히 평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번외로(?) 개봉 전부터 이 영화에서 가장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노출과 정사신은 어떠했을까..  그 얘기를 짧게 언급하며 갈무리한다. 아래 내용은 어찌보면 추신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다. 본 영화에서 그런 성인용 파격은 대여섯번 나온다. 비교가 될만한 '방자전'의 두세번 보다는 많은 셈이다.

첫 번째는 화연과 권유가 도망쳐서 어느 움막집에서 벌이는 솔리드한 정사신, 조여점의 가슴을 잠깐 노출시키며 약한듯 묘하게 포문을 열었다. 두 번째는 성원대군이 군왕이 되자마자 어느 중전과 벌이는 정사신, 문밖에서 신료가 읊어주는대로 왕은 그렇게 중전을 마음껏 핥으며 사정했다. (이 씬 꽤 임팩트하다) 세 번째는 금옥이와 성원대군의 신랄한 정사신, 조은지 처자의 온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방자전의 류현경 못지 않았다. (깜놀했다는) 네 번째는 그런 금옥이와 정사를 벌이면서도 허상 앞에서 펼친 화연마마와 권유내시의 정사신.. 이에 성원대군은 미칠 듯 화연을 품에 안지만 그건 금옥이였다는 거. 다섯 번째는 성욕을 주체못하고 형수 화연을 범하려다 엉덩이까지 까다만 성원대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정한 왕이 돼 찾아가 벌이는 형수 화연과 임팩트한 정사신이다. 여기서 조여정은 거시기만 빼고 모든 걸 던지며 찰지게 보여주었다. 역시 조여정답다. 어떻게 상상이 되시는가..ㅎ

아무튼 이런 정사신만 놓고 보니, 많지도 않고 적당하니(?) 마치 영화가 표방한 것처럼 에로틱 궁중사극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장면들은 나름의 의미와 포석을 깐 그림의 맥락들로 연출이 됐다. 절대 무의미한 씬들이 아니였다는 점과 이것이 바로 애욕의 정점에서 표출된 것이라면 그런 애욕이 서린 궁중정사(政事)로서 '후궁'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달렸다. 그것이 '후궁 : 제왕의 첩'이 보여준 본연의 맛이자 미친 욕망의 종착지다. 이른바 '궁중잔혹사'란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는가.. 역사 속 후궁들이 이래서 무서운 법이다. 왕자씨를 잉태했으면 닥치고 옥좌만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수컷 남정네들의 그런 사랑과 애욕.. 다 한때 격하게 지나가는 법이다. 아니 그러한가..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9361&mid=17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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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Warfare Archaeology 2012/06/08 10:09 # 답글

    개인적으로 영화 홍보를 야함? 에 포인트 맞추지 말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말씀하신대로 횟수는 방자전보다 많았지만, 방자전이 담지 못 하는 전체적인 이야기들이 영화 내내 가득했으니깐요. ^^ 정사신은 딱 이야기에 필요한 만큼만 담겨 있었고, 매 정사신마다 캐릭터들의 심정 변화가 돋보이는 것이 보였죠. 특히 마지막의 정사신을 전후하고 조여정이 보여준 캐릭터는 극이 결말을 맺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많은 것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또 권력의 끝이 어떤가를 잘 보여줬죠.

    프로메테우스랑 궁을 같은 날 오후-심야로 봤는데, 둘 다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전 둘 다 강추! ^^
  • 엠엘강호 2012/06/08 11:19 #

    결국 뚜겅을 열고 나니 그런 아쉬움의 소리들이 많더군요. 정작 노출과 정사신이 다가 아닌데 말이죠..

    물론 방자전 보다는 횟수도 많고 임팩트한 정사신들이었지만.. 이게 따로 노는 게 아닌 극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면서 표출된 심리변화였죠. 특히 성원대군 김동욱은 정말 씨돼지 같이 찰지게 정사를 하더구만요.. 강호가 볼때 이넘 처음이 아니야.. 자세부터가 남달라..ㅎ 중전과 금옥이 그리고 화연까지.. 부러운 넘.. ㅋㅋ

    뭐.. 후궁의 히로인 조여정이야 이미 '방자전'을 통해서 이런 노출과 정사신은 낯선 게 아니라서 그런지, 역시 조여정답게 잘 보여줬고, 그녀 또한 왜 자신이 그토록 정사(情事)와 정사(政事)의 대상이 됐는지에 대한 욕망의 결과물을 잘 던졌다고 봅니다. 마지막은 예상가능한 반전으로서 나름 의미가 깊죠. 권력욕이 그래서 무섭다는.. 여튼 기대와는 다르게 전 의외로 잘 본 '후궁'이었네요.. ~

    그리고 프로메테우스는 이 가열된 열기가 식혀진 다음에 볼 예정입니다. 너무들 리뷰를 쏟아내니.. ㅎ
  • Warfare Archaeology 2012/06/08 16:50 #

    좀 부럽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명색이 왕이니깐...뭐 당연한 거겠죠? ^^;;

    덧글. 마지막 조여정의 표정은...더 무서운 대비의 탄생을 암시하는 듯. ㅋㅋㅋㅋ
  • 엠엘강호 2012/06/08 19:41 #

    동욱이는 탑 남자배우들이 부럽지 않은 게.. 국가대표 시절만해도 그냥 쩌리로 봤는데.. 후궁에서 여배우들과 화룡점정을 했으니.. 역시 역할이 갑..ㅎ 물론 젊은 군주 연기도 잘했죠.. 마지막 조여정 신의 한수에 절정의 순간.. 대미를 멋지게 장식.. 이래서 여인네들이 무섭다는..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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